아침에 쓰는 일기

얼마나 감사한지 ...................

커피앤레인 2010. 12. 28. 07:42

 

 

40300

얼마나 감사한지 ............

 

 

 

 

내 생전에 이렇게 아픈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러다가 다리를 잘라야 하는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자

머리가 하얗게 쉴 정도로 너무나 쑤시고 아렸다.

특히 밤은 공포 그 자체였다.

반듯하게 눕기가 무섭게 다리가 저렸고

그걸 피하려고 좌로 누웠다 우로 누웠다를 수십번을 하고 나면

어느새 바깥은 날이 훤이 밝아있었다.

한데 뻐근한건 허리인데 발목이 왜 이토록 아픈걸까?

아침마다 새로운 양말을 신으려면 어금니를 우드득 갈아야 할 정도로 고통이 극심하다보니 양말을 자유롭게 신을 수 있다는게

너무나 신기했다.

 

그나마 자유업이니

굳이 일찍 일어나 출근 할 일도 없고

올핸 희안하리만치 일거리도 없었기 때문에

현장에 나갈 일도 없다보니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견뎠는지

내가 생각해도 참 신기했다.

 

 

이 와중에 수영이가 올만에 부산에 왔다며 전화를 했다.

시갓집 결혼식이라 커피 한잔 할 시간도 없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가기가 뭣해 전화라도 했단다.

/집은 다 지었고?

/네 이제 겨우 마무리 했어요

/고생했네.

/미안해요. 공사를 처음부터 맡겨야하는데

/그럴 수도 있지 뭐.

/커피숍은 언제 오픈하는데 ?

/그것 때문에 의논 좀 하려고요. 가능하면 커피 숍 디자인 좀 해주세요. 

/그래?

/연말이 다 가기 전에 함양에 오셨으면 좋겠는데?

/연말에?연말이 불과 며칠 밖에 안남았잖아................

/연초엔 아무래도 바쁘시잖아요.

/...............................생각해볼게.

 

 

그렇다고 이 넘이 아파서 연말엔 못가겠다고는 하지 못했다.

1년간 쉬었으니 조그마한 일이라도 해야 할 판에 아프다고

뒤로 미루기엔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다.

 

며칠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내외분의 이름으로 신년연하카드를 보내왔다.

e-mail로 부쳐온 것이지만

두분이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였다.

 

 

24일 저녁엔 크리스마스 이브라고 인도계 영국인 지탕카가 뜻밖에 찾아왔다.

녀석은 방학중 서울에 들렸다가 부산에 왔다고 하였다.

다리가 아팠지만 녀석을 데리고 용두산 공원일랑 롯데백화점 전망대를

둘러보고 시티스폿에서 크리스마스 축제에 참가하여 노래를 불렀는데

녀석은 연방 그우레이트....................해사면서

온갖 몸짓을 다 흔들며 사진을 연방 찍었다 껐다했다.

하지만 녀석의 영어는 콩글리쉬만큼이나 인디아식 영어였다.

해서 모르는 것은 대충 넘어가고  아는 것만 골라 소통을 하였는데

녀석은.

어디서 영어를 배웠느냐며 영어를 꽤나 잘 한다고

은근히 소쿠리 뱅기를 태웠다.

해서 난 녀석에게 한국라면과 김치를 대접했는데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진짜 맛이 있는지 

딜리시어스 해사면서 국물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치웠다.

 

 

축제를 끝낸 후 

녀석을 호텔로 돌려보내고 돌아와 잠자리에 드니

때는 이 때다 하는지 온 몸이 욱씬거려 도무지 견딜 수가 없었다.

더우기 발목이 너무 아파 자를 수만 있다면 자르고 싶을 정도로

고통이 극심했는데

내 생전 이렇게 아파본 경우도 처음이었지만

밤새

아야...................아야 하고 소리를 질러보기도 처음이었다.

한데 다음날이 마침 일요일이라 꿈적도 안하고

자그만치 18시간을 누워 있었는데

만에 하나 지옥이 있다면 이런 것이겠구나 .....................할 정도로

너무 아파  신음인지 기도인지 .................. 잘은 모르겠지만 암튼

 

 

아이고,하나님 나 좀 살려주이소. 진짜 너무 아픕니다.

...................난 그래도 30여년간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하나님도 아시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제부터는 저 혼자 하나님을 짝사랑 하지는 않으렵니다.

물론 하나님 보시기엔 내 잘못이 더 크겠지만

그렇다하더라도 내가 하나님 보다 더 사랑한게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그리고 난 내년에 남은 여생 

주를 위하여 또 병든자들을 위하여

예수치유 국제선교선터를 열 계획인데

내 병도 못고치는 주제에 그런 것 하면 모하겠습니까 ? 하고

한참동안 신음인지 불평인지 기도인지 저 혼자 주절 주절 섬기다가

오늘 내로 고쳐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나도 하나님 하고 빠이빠이 입니다 ...............하고 했더니

그새 또 잠이 들었나보다.

 

 

잠시 꿈을 꾸었는데 그게 참 희안한 꿈이었다.

한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하나님이 보내신 꿈인 것 같았다.

너무나 또렸하고 선명했는데 거기엔

영적 비밀을 알려주는 놀라운 메시지가 숨겨져 있었는데

 

 

하지만 밤이 다 지나고 아침이 되어도

허리는 여전히 땡기고

발목은 더 욱씬거렸다.

해서 감히 양말을 신을 엄두조차 안나서 맨발에 슬리퍼만 신고

목욕탕엘 갔다가 돌아왔는데.............................

 

 

오 마이 갓

이게 도대체 모야?

 

 

열흘 가까이 그토록 욱씬거리던 발목이 조금씩 조금씩 풀리더니

간밤엔 한번도 뒤척이지 않고 잠만 쿨쿨 잘 잤는데

역시 내가 믿을 곳은 하나님 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역시 당신은 내 편이시군요 ....................

날이 밝는대로 목욕을 하고 함양에 잠시 다녀 오겠습니다

그리고 내년엔 꼭 예수치유 국제선교센타를 열어

당신의 이름으로 병든자들을 고쳐 주겠습니다.

아픈게 이런건지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하나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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