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7

커피앤레인 2007. 5. 26. 17:59

 

 

 

길위의 여자 / 7

written by j.i.woo

 

 

 

 

 

 

 

 

여잔 한동안 바깥 출입조차 꺼려했다.

그토록 도도했던 자신감도 이젠 더이상 여자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온종일 집안에만 틀여박혀 있었다.

행여나 임신을 했으면 어쩌지.............?여잔 혼자 전전긍긍했다.

죽이고 싶도록 남자가 미웠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여잔 누굴 죽이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을만한  그런 용기조차 없었다.

그 날 이후로 여자의 삶은 헝클어진 실타래처럼 모든게 엉망이었다.

좋아했던 피아노도 치기 싫었다.

임신에 대한 공포가 크면 클수록 여잔 성에 관한 책들을 닥치는대로 구해 읽었다.

여잔 어렴풋하나마 삶의 절반은 먹는 것과 성에 관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프로이드와 칼 융의 심리학을 읽은 것도 그 때였다.

처음엔 두려움에서 출발했지만 차츰 차츰 심리학에 빠져들자 성은 단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게 아니라

근친상간도 전혀 개의치않는 괴물이었다.

시간이  흐르수록 여잔 더욱 더 자극적인 소재로 옮겨갔다.

뿐만아니라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소한 일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우렸다.

실제로 여성전용 잡지에 나오는 부부코너는 평소 여성들이 드러내놓지 못했던 치부까지 적나라하게  

적시했다.

다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처럼 위장을 했지만 속속들이 들여다보면

많은 부부들이 생각보다 더 많이 성적인 쾌감과 트러블 사이에서 고민하는게 역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