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16

커피앤레인 2007. 6. 12. 13:58

 

 

길 위를 걷는 여자 / 16

written by j.i.woo

 

 

 

 

 


 

 

남잔 머리맡에 간단한 쪽지만 남겨둔채 사라지고 없었다.

굳이 오래동안 사귈것도 아닌 바에야 서로 쿨하게 끝내는게 좋다고 여잔 생각했다.

여자의 남편은 신혼초부터 외박이 잦았다.

주로 연구실에 있어야한다는 핑계를 댔지만 여자의 육감을 속이진 못했다.

-술집년 주제에......남잔 자주 헛소릴했다.

남편은 예초부터 결혼엔 별 관심이 없는 족속이었다.

그건 그 집 내림 같았다.

남자의 노림수는 갈수록 뻔뻔했다.

싫으면 네가 먼저 나가라는 하는 식이었다.

여잔 아무런 내색도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피가 꺼꾸로 솟구쳤다.

-이런 자식을 믿고 따라 오다니.

여잔 당장이라도  식칼이라도 들고와 그 놈의  잘난  배때기를 사정없이 찌르고 싶었지만

그건 그 때뿐이었다.

냉정할 때 냉정하고 독을 품을 땐 독을 품어야한다고 생각했지만 여잔 천성이 그러질 못했다. 

남편의 여자는 키가 작은 편에 속했다.

간혹이지만 오밤중에도 전화를 걸곤했다.

둘째를 가졌을 때만해도 여잔 이혼은 생각지도 못했다. 

오랜산고 끝에 아이가 죽자 여잔 더이상 같이 산다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혼은 여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녹녹한게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