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885 /사는게 와이리 잼있노
김 충순 作
2008/10/16
사는게 와이리 잼있노
누군가
못사는 넘들은 반드시 몬가 문제가 있다해서
속으로 욜마 요것 디게 웃기네
지는 얼마나 잘 사는데 저레 꼴갑을 떠노 했는데
요새 이 넘이 노가다를 직접 다루어보니 못사는 넘들은
역시 모가 달라도 달랐다.
박사장은 초저녁에 술이나 한잔하자고 전화를 따르릉 했는가 본데
이 넘이 온통 정화조 파는데 정신이 팔려있다보니
지 전화는 못받고 나중에사 토담집 영희 전화를 받고
다시 전화를 걸어주었더니
싸내자슥이 몬 질투가 그리 심한지
당신은 우예 내 전화는 안 받고 여자전화만 받노 해사면서
저녁내내 궁시렁궁시렁 거렸다.
해서
야 이 문둥아
그땐 일한다고 정신이 없었고
지금은 모든 일이 끝났으니까
전화소리가 들렸지 했더니만
그게 아니고 일부러 안받았다나 우쨌다나 ...............
(아이고 요넘의 인간봐라
우예 생각을 해도 그렇게만 생각하노 )
해서 술잔을 서로 부딪치면서
_니 지금 질투하는거가 ?했더니
-질투는 몬 질투?
-아이다
내 가만히 보니까
니 영희를 좀 좋아하는가 본데
난 있는 것도 처치를 다 못해서 곤란이니까
지발 신경 좀 꺼도이............
-고자는 말이없다........안하더나
난 고자다 .
-고자? 고게 몬 말이고
-몬말은 .....................
고자는 말이없다 그말이지
-그라믄 니가 고자다 이말이가
-고건 와 묻는데
- 아 알았다
니가 고자라하는 건 다른뜻이 있구나
그러니 이제사 니 말이 이해가 좀 되네
-모가 ?
-언 뇬이 달라 달라해도 안주니까 그게 안선다 이말이네 니 말은
욜마 요거 보통 넘이 아니네
에라이 문디야
바랠걸 바래라
암튼 요즘은 눈만 뜨면
전설의 고향에나 나올만한 그런 집을
리모델링 한답시고 현장에 나가 며칠 살았더니
이 넘의 구두가 구두가 아니었다.
남자는 구두가 더러브믄 사람도 추접게 보입니더
아무리 바빠도 구두는 꼭 딱고 다니이소 하고
하도 울 마눌이 잔소릴 해서
내 하루걸러 광을 내어 반짝 반짝 딱아놓았는데
요즘은 우예된 판인지 현장에만 갔다오면
그 다음날은 여지없이 흙구덩이에서 빠져 나온사람처럼
옷이고 신발이고 온통 흙이 더덕 더덕 붙어있었다..
해서 어제도 구둣방엘 갔더니
구둣방 아짐씨가 참다참다 못참겠는지
사장님 때문에 내 돌아삐겠심더 ................해서
-와예 ?
설마 요 며칠 내 얼굴을 자주 보니까
너무좋아서 돌아삐는건 아니지예 했더니
지도 어이가 없었던지 구두나 얼른 벗어놓고 가라고 등을 떠 밀었다.
해서 이 넘도 염치가 있지
틈만 나면 길커피도 한잔 사주고
홍시도 사주었더니
지도 느끼는게 좀 있었던지
아무리 흙투성이가 되어도
- 오늘도 현장에 갔다 오시는 갑네예
얼른 벗어 놓고 가서 쉬이소
내 깨끗이 싰어서 광을 내어 갖다 드릴께예 ................했는데
예전에
울어무이가 틈만나면
사람괄시하면 절대 안된데이
역전에 있는 지게꾼도 알아 놓으면
언젠가는 다 필요한 때가 있는거다이 하시더만
고게 진짜인지
암튼 그런면에서는 이 넘은 복도 많은 것 같았다.
한데
어제도 정화조를 판답시고
두 넘이 너무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을 해서
나도 얼마간 거들어 주었지만
그래도 하루 종일 그 땡볕에 수고한게 너무 고마워
가다가 씹은 소주라도 한잔 하고 가라이....................하고
돈 몇만원을 손에 더 쥐어 주었더니
이 넘들이 저거를 알아주는게 고마웠던지
열두번도 더 고개를 숙이곤 고맙다며 인사를 꾸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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