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 다들 힘이 드는가베
2009/3/10
다들 힘이 드는가베 ......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와 ?
-점심먹었나?
-아직 안먹었다.
-나 니한테 한번가볼라고
-그래?
몬 일있나?
-다른게 아니고
-응 말해봐라,
내용인즉
지가 맡긴 인쇄물이 맘에 안든다며
인쇄소에 따지러 간다며 내한테 들릴까 한다고 했다.
욜마 속셈은 니가 소개했으니까
니도 같이 가서 말 좀 해도오 이말인가 본데
해서 우선 인쇄물부터 함 보자했더니
점심이나 같이 먹게 우락으로 오라고 했다.
-우락?
중앙동에 있는 우락말이가
니가 우락을 우예아노
-와 나는 알믄 안되나
중앙동 나올 때 마다 그 집에서 한번씩 밥을 먹었는데
그집 고등어 자반이 맛있데
-그래 , 그 집 음식 개안타
한데 욜마가 귀가 조금 어두워서 그런지
다른 사람에 비해 목소리가 엄청 컸다.
해서
-봐라봐라 니 목소리 좀 낮추어라
다른사람이 보면 내가 꼭 니한테 불려온 사람 같다아이가
-아 그렇나
내 목소리가 그리 컸나
해사면서 이건 글씨가 너무 작니
이 사진은 너무 어둡니
이런건 뭐할려고 배다를 깔았노 해사면서
욜마가
아침부터 인쇄소 이 상무한테 생지랄을 한 모양이었다.
해서
앞뒤를 찬찬히 훑어보았더니
썩 잘한것도 아니지만 썩 나무랄 것도 못되었다.
그래서 이런건 니가 항의한다고 될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보아하니 디자인 하는 아짐씨가 지딴엔
잘한다고 한 것 같은데
니 말대로 시시콜콜하게 그렇게 따질려면
교정 볼 때 확실히 이건 몇 포인트 더 올려라
그리고 이건 사진을 바꾸어라
빨강색이 너무 촌스러우니까 노랑색과 검은 색을 조금 더 넣었으면 좋겠다
모 이렇게라도 지시를 해야지
다 하고나서 내 맘에 안든다하면
최종 교정을 니가 봤는데 누구에게 항의할꺼고........................................
했더니 니도 한편이가 하고 또 지랄염병을 떨었다.
해서
마 더 시비하지 말고
그냥 점심이나 먹고 가는게
그나마 니 품위를 지키겠다 했더니
임마가 영 마뜩찮은 표정이었다.
그래서
원래 인쇄란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깊이 따지고 들어가면 그 분야도 상당히 어렵고 까다롭다,
해서 기획회사란게 있는건데
니 처럼
좋은 물건을 갖고 싶다면
돈이 들더라도 처음부터 기획회사에 맡겨야 하는데
돈은 들기 싫고 물건만 좋은 걸 갖고 싶다면
인쇄소에서 단순한 컴퓨터 작업을 하는 아짐씨들이
알면 얼마나 알겠노
그렇기 때문에
지금와서 와 이래 했노 하고 아짐씨하고 싸운들
니 얼굴만 거슬렸지 얻을게 아무 것도 없다했더니
그제서야 요 넘이 말귀를 조금 알아들었는지
그라믄 밥만 먹고 그냥 도로 갈까 ? 했다.
-그래
그게 니를 위해서 백번 안낫겠나
-알았다.
그래도 난 친구 니 믿고
예술가라고 한마듸 거들어 줄줄 알고 왔더니만 .....................
-와 밥값이 아깝나?
내가 낼까?
-아이다. 내가 낼게
암튼 분기탱천한 넘을 실실 달래서 보내고 난 뒤
예의 인쇄소에 들렸더니
이상무가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댔다.
-야야 열내지말고 차분차분 말해라
몰 그리 욕을 해샀노 했더니
가만 안둔다 하더라고 사장한테 전하소 하고 전화를 끊더니
-아이고 사장님 왔습니꺼
오늘은 아침부터 일진이 좀 그렇네예
친구분도 온다하던데 ...................
-아 글마 내가 돌려보냈다.
걱정말고 그냥 일이나 열심히해라
-아
안그래도 아침부터 한바탕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을 하루종일 피곤한 일만 생기네예
이젠 이 짓도 못해먹겠습니더
때려 치아뿌려야지 .............................
-이 사람아
세상에 쉬운게 오데 있노
힘이야 다들 들겠지만 그래도 살아야지. 우야겠노. 안그렇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