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그 겨울이 그립다
2009/8/13
그 겨울이 그립다
연변공항은 생각보다 훨 작았다.
추운 겨울이라 그런지 두툼한 인민군 복장을 한 여군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라 다소 생소하기도 했지만
설마 몬 일이 있으랴하고 공항을 빠져나오려 하는데
짐을 체크하는 여성이 저리로 가라고 수신호를 했다.
-와이?
-.....................
-아니 이 여자가 지금 몬 말을 하고 있는거야
한데 눈치로보아 이 짐이 네 것이 맞느냐하는 것 같았다.
해서 내가 내짐 들고 나오지 왜 남의 짐을 들고 나오느냐 했지만 .............
문제는 짐에 붙어 있어야할 테그가 없었다.
해서 몸짓 발짓 영어 중궁어를 두루 썩어가며 이 짐 내꺼야 했지만
이 여잔 계속해서 테그부터 찾으라고 하였다.
아이고 ............................
이게 몬 일이고
이미 테그는 달아나고 없는데 ...
해서 난 한국사람이고
오늘아침에 인천에서 출발해서 여기까지 들어왔는데
가방을 들고 오는 사이 테그가 오덴가 날라가 가버렸보다
그러니 이걸 우짜면 좋으냐 했더니 쥔 들 별수 없다는 표정으로
저리가 찾아보라는 시늉만 계속했다.
해서 사람이 거의 빠져나갈때 까지 기다렸다가
여권을 다시 보여준 후
내 가방 속에 나에 대한 포토폴리오가 있는데
그걸 보면 이 가방이 내 것이란걸 믿겠느냐했더니
그럼 그거라도 한번 꺼내보라고 했다.
해서 연변에 사는 성형외과 원장인
미화에게 보여줄 포토폴리오를
꺼내어 보여줬더니
그제서야 수긍이 가는지
공항을 빠져나가도 좋다고 신호를 했다.
-아휴,,,,,,,,,,,,,,,,,,,,,,,,,,,,,,첫날부터 이게 몬 망신이람
근데
송자 요뇬은 공항까지 마중을 나와서
그런 이 넘을 보고선 숨이 넘어갈듯이 지혼자 깔깔 거렸는데
나쁜뇬 같이
이 오빠가 중국말이 안되는 줄 뻔히 알면서
팔짱을 끼고 있다니
좌우지간 요잔 도움이 안돼 했더니
-오빠 그래도 중국말만 잘 하더라뭐
-잘하긴 뭘 잘해
급하니까 있는 말 없는 말 다 끼어맞췄지
요 앙큼한 것아
하지만 그 후 일주일은
현장 답사는 고사하고
이제 가면 언제 올꺼고 해사면서
연변에서 두만강 까지
성형외과 원장하고 셋이서 매일같이 드라이브만 즐기다가
나중에사 도문에서 북경까지 가는 24시간 짜리 열차를 타고
북경으로 내려갔는데
북경으로 가는 군데군데
눈 덮힌 중국산하를 보니 시골은 어디나 비슷한지
중국이나 우리나라 농촌이나 얼반 비슷했다.
한데
올여름은 장마가 너무 길다보니
괜한 생각이 나는지
왠지 눈이 덮힌 연변이 그립고 삿뽀르가 보고 싶었다.
해서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카메라만 하나 달랑든체
한겨울동안 눈에 푹 쌓인 삿뽀르에 머물면서
설국(雪國)에 대한 글이라도 쓰고 싶은데
요 넘의 금주란 뇬은 끝내 양심을 속이려는지
오늘도 공사대금을 부치지 않았다.
에잇 신발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