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 이름도 잘 지어야지
2010/1/29
이름도 잘 지어야지
누군가 댓글을 달았다.
니 샹 츠 선머 .......................라고 중국말로
뭘 먹고 싶으세요 하고
달랑 한마듸만 적어놓고 갔는데
닉이 좀 웃겼다.
지기자였다.
해서 경상도 사람들은 종종 죽이자를 지기자로 잘 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또 장난을 쳤는가베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성이 지씨고 직업이 기자였다.
대학에서 동양학 그것도 중국학을 전공하고
조선일보 북경특파원을 있었던 현직기자인데
이 넘이 도사 앞에 요령 흔든다고
중국어를 배웁시다하고 글을 올렸더니 관심이 있어
잠시 들렸는가보다.
한데 다시 생각해보니
갑자기 공자 앞에 문자 쓴 꼴이되어
한참을 내혼자 웃었지만
암튼 감사한 일이었다.
해서 나도 답글을 달기를
워 샹 허 피지우
맥주가 먹고 싶소 .........................했는데
(설가면 맥주라도 사주려나 ㅋㅋ )
언젠가 내 아는사람중에 이 계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한데 처음 그 이름을 듣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 사람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몹씨 당황해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사람조차 여자인데다가
계년이라니 마치 개년아 하고 함부로 부르는 것 같아
한동안 이름은 무조건 생략하기로 했는데
암튼 닉이던지 이름이던지 좀 신경을 쓰고 지어야할 것 같았다.
한데 언제부터인가
내 블로그에 오는 님들 가운데 핑크빛이 물씬나는
밤의 야화들이 많이 오시는지
닉이 여간 예사 화끈하지 않았다.
해서 잠시 훑어봤더니
오빠끼 좋니 /큰게 좋니 해사면서
이름만 봐도 얼굴이 화끈거렸는데 .............................
지 좋은 걸 우짜겠오 마는
그래도 그렇지 좋을수록 좀 은밀하게 말하면 안될까 ?
하긴 언 아짐씨가 그것 안좋아하는 사람도 있오 하고
반문을 하더라마는 그래도 낮에 들으니
어쩐지 이 사대부 집(?) 아짐씨들이 바람날까 걱정이구려
해서
어젠 아우들이 필리핀인가 오덴가 가고 없어서 적적하기도 하여
이 참에 청산리 벽계수야 하고 평시조로 된 황진이
노래를 함 배워볼까하고 어느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창이 생각보다 예사 어렵지 않았다.
다들 잘 알겠지만
황진이는 개성 송도에서는 이름난 기생이었는데
이때가 아마 이조 중종 때 였을게다.
기명(技재주 기 名이름 명 )은 명월(明밝을 명 月달 월)이었는데
당시 왕손이었던 벽계수가 워낙 꼿꼿하고 고고하였던지
난 기생따위 유혹엔 절대 안넘어 간다고 황진이
울 아짐씨를 쪼매 무시했나본데
영조때 무신이었던 구수훈이라는 이가 쓴 이순록에 적기를
어느날 벽계수가 개성에 왔다는 소리를 듣고
안그래도 벼르고 벼르던 참이었는데 너 잘 만났다하고
황진이가 그 야심한 밤에 옷을 한껏 차려입고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
(푸른 산속 흐르는 시냇물아 쉽게 감을 자랑마라 *여기서 푸른산속 시냇물은
벽계수를 지칭한 말이렸다)얼쑤
-일도 창해하면 다시오기 어려우니 /
(한번 넓고 넓은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올 수 없으니 )
-명월이 만공산 할제 쉬어간들 어떠하리 /
(적막한 산에 밝은 달이 이토록 가득한데 어찌 그냥 갈 수 있으랴
해서 쉬어간들 어떠하리 했나본데 * 여기서 밝은 달은 명월이/ 황진이 자신을 가리킨 말이었다. )얼쑤
잼있는 것은 그렇게 도도하던 벽계수가
그만
황진이의 그 고운 음성과 자태에 반해
나귀에서 떨어졌다나 우쨌다나 ..........................
암튼 그 후 벽계수는 목을 달아매고 명월아 명월아 하고 찾았지만
울 아짐씨 황진이 님은
그대는 풍류명사가 아니라
풍류깨나 겨우 아는 그냥 그렇고 그런 한량에 불과하니
내가 우찌 그대와 같은 일개 한량하고 놀겠오 하고
거들떠 보지도 안했다나 ........................우쨌다나.
암튼 뇨자도 이쯤되어야 제 맛일텐데 .............................
그래서 임제가 그랬나보다.
청초 우거진 골에 자는다 누웠는다
홍안은 어디다 두고 백골만 묻혔는고
뉘 하나 잔 권할 이 없으니 너를 서러워 하노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