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폭우가 쏱아지는 날

커피앤레인 2011. 8. 8. 16:51

 

오 정민作

 

40420

폭우가 쏱아지는 날

 

 

 

이미 방파제는 출입이 금지 되었나보다.

노란 줄이 여기저기 쳐져있었다.

대마도 쪽에서 밀려오는 파도는 집을 삼킬만큼 거세게 몰아치곤

또 다시 전열을 가다듬곤 도로를 순식간에 핥아 버렸다.

순간 구경나온 아낙네들이 비명을 지르며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도망을 쳤다.

 

 

 

난 이제 겨우 윤복희의 여러분을 익힌 나머지

태풍이 온다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닷가로 나갔다.

우선 집채만한 파도를 보는게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고 

두번째는 이런 날에는 아무리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도

어느 넘 하나 얼굴을 찡그리며 째려보는 넘이 없었다.

 

 

해서,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줄게 ............해사면서

그나름대로 감정을 섞었더니 100점은 못되어도 7-80점은 느끈히 받을 것 같았다.

하지만 설익은 감자보다는 조금 더디더라도

완전히 익힌 감자 맛이 훨 나듯이 노래도 어설프게 내어 놓기 보다는

완전히 익힌 다음 한 곡이라도  멋드러지게 부른다면

그게 훨 아름답고 더 매력적이었다.

 

 

하여,

송도 해변가를 한바퀴 휘돌며 이 넘의 노래를 몇번이나 불렀던지

나중엔 목이 다 걸걸했는데

그래도 이때만큼 즐거운 시간도 별로 없었다.

암튼 태풍때문인지 새벽시장은 이미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인가보다.

해서,올만에 더 큰 소리로 나는 너의 영원한 친구여................................해사면서 땡 고함을 마구 질러댔더니

파출소 순경이 왠 미친 넘이 이 시각에 지나가노 하는지(?) 

고개를 삐죽이 내민 다음 신기한듯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런다고 오매 기죽어 ,,,,,,,,,,,,,,,하면서 제풀에  나가 떨어질 나도 아니다 보니

악착같이 1,2절을 다 불렀는데

 

 

 

암튼 여러분은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가문에 누는 끼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이었지만 

More than I can say.는 이제 겨우 리듬을 익혔서 그런지 

 모든게 서툴러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좀 더 신경이 쓰이는 것이 제비였다.

이 곡은 원래 외국곡이었는데 조영남이 리바이블 하는 바람에

꽤 유명해졌지만 고청장은 술이 좀 거나하면 언제나

/형, 조 영남의 제비 함 불러봐라 하고 애원을 했는데

옛말에 죽은 넘 소원은 못들어주어도 산 넘 소원은 들어준다 했는데

그까짓 것 하나 못들어주겠나하고

저녁내내 노래책을 펴 놓곤 콩나물 대가리를 일일이 짚어가며

정답던 얘기 가슴에 가득하고................................해사면서

노래를 불렀더니

언제부터 와 기다렸는지  고양이 애미란 넘이 

뭐! 노래만 부르면 밥이 나옵니꺼 장이 나옵니까 ...............하는 투로

지 밥 부터 챙기라며 계속해서 아옹거렸다.

해서 버릇도 고칠겸

이 넘의 고양이 저리 안가나.... 하고 땡고함을 마구 질렀더니

옛말에 늙은 고양이가 독을 먼저 깬다했듯이

꼬래 지도 세상을 좀 살았다고  

성을 내어도 하나도 무섭지 않는지 쫓겨가면서도 

뒤를 힐끗힐끗 쳐다보며 밥 달라며 시끄럽게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