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예수 보고 싶은 부처
수채화/이 경애作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는
권 태원시인(詩人)의 시집 제목이었다.
그도 이젠 50줄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천진난만했고 보기에 따라서는 약간 또라이 끼도
다분했다.
해서 어떤 이들은 절마 또라이다 했고
어떤 이들은 자 천재다이 했다.
내가 보기엔 표정연기에 능숙한 연극배우 같았다.
그를 천재라고 부르는 부류는
주로 그의 동기들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고등학교때 수석으로 입학했다니
공부는 그런대로 좀 했나보다.
해서 그런지 머리가 너무 팽팽 잘 돌아가다보니
때론 오해 아닌 오해를 쌓았나본데
나완 근 20여년을 알았지만 단 한번도 실수를 저지르거나
무례를 범하진 않았다.
해서 왠만하면 다른 사람들 보다 그를 더 다독였더니
그래서 그런지 그는 날 늘 큰 형님이라며 깍듯이 인사를 했다.
원래 그의 본업은 은행원이며 출판업자며 시인이었지만
요즘은 그외에도 한두가지 직함이 더 있는지
가수겸 사진작가라고 했다.
해서 이번 현인 가요제에 집행위원장인지 집행위원인지 잘은 모르지만
암튼 올만에 완장을 하나 찼나보다.
하여,
저녁 내내 내일 (수요일) 오후 5시까지 송도해수욕장으로 오라고 간청을 했다.
/와 ? 몬 일있나?
/현인 가요제 최종 결승전이 내일 아닙니까.
/그것 벌써 끝난 것 아이가?
/지난 일요일 저녁에 할건데 태풍이 온다해서 내일로 미루었다 아입니꺼.
/아! 그랬나.
/큰 형님! 진짜, 내일 꼭 오이소이
/가면 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내가 VIP석 몇자리 남겨 놓을게예
/VIP석 . VIP석은 부담스럽는데.....................
거 뭐라카노 와! 국회의원인가 시장인가
폼 잡기 좋아하는 뭐 그런 사람들이 앉는 자리가 VIP석 아이가
난 그런 자리 딱 질색인데.
/그래서 형님 성격을 감안해서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도록 셋째줄 쯤에 자리 잡아놓을게예
/몇시부터 시작하여 몇시에 끝나는데...........
/TV에서 녹화를 하기 때문에 늦어도 5시-5시 20분까지는 와야하고예
마치는 시간은 대략 10시쯤 될 겁니더.
큰 형님은 쫑파티까지 참석하셔야 하니까 쪼매 시간이 더 걸릴겁니더
/쫑파티?
/가수들도 참석하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그래 ? 넌 그중에 누굴 제일 잘 아는데
/정 훈희하고 내하곤 동기동창아닙니꺼.
/그렇나. 그럼 이 기회에 태원 니 덕 좀 볼까.
나도 가수로 함 진출해볼까 하는데 니 생각은 어떻노?
/그럼, 형님 노래 뭐 좋아하는데예?
/좋아하는 거야 많지만은. 뭐 부르지.
/아무거나 함 불러보이소. 내가 들어보고 가수가 될 수 있는지 판단해 볼게예
/그래? 그럼, 일단 뽕짝부터 하나 불러볼게
해서 이미자의 울어라 열풍아로 시작하여
윤복희의 여러분
둘 다섯의 긴머리 소녀 허영란의 날개 이 수인 선생의 고향의 노래 등 대여섯곡을 한꺼번에 불렀더니 그만하면 가수는 충분하다더니
계속해서 한곡만 더 불러보이소 또 한곡만 더 불러보이소 하는 바람에
저녁내내 자막도 없이 십여곡을 거침없이 불렀는데
이 넘왈
진짜 잘하십니다 ....................형님이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는지
난 정말 몰랐습니다...................내일 꼭 오이소 하고 또 부탁을 하는 바람에
알았다 가긴 가는데
나도 니한테 부탁이 하나 있다.
오데 밤무대 설 때 없나 그거나 함 알아봐 도
백바지에 백구두 신고 오빠야 소리 들으면서 나도 노래 함 불러보게..............
물론 개런티는 필요없으니까 그냥 자원봉사차 할테니까 ..........
일자리나 함 알아봐달라 했더니
일단 송도 해수욕장 부터 오란다 .
거기서 누굴 소개 시켜주겠다나 우짜겠다나.........................
아이고 ! 이게 모꼬! 재수네 재수. 나도 이제 드디어 가수가 되려나보다?
어무이요. 기뻐하이소 . 나도 이제 가수가 되려나 봅니다
그때 꼭 어무이 산소에 가서 소주 한잔 올릴게예.
한데 가수도 직업이 되면 별로 재미가 없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