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그리운 예수 보고 싶은 부처

커피앤레인 2011. 8. 10. 15:16

 

수채화/이 경애作

 

40422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는

권 태원시인(詩人)의 시집 제목이었다.

그도 이젠 50줄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천진난만했고 보기에 따라서는 약간 또라이 끼도

다분했다.

해서 어떤 이들은 절마 또라이다 했고

어떤 이들은 자 천재다이 했다.

내가 보기엔 표정연기에 능숙한 연극배우 같았다.

 

 

그를 천재라고 부르는 부류는

주로 그의 동기들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고등학교때 수석으로 입학했다니

공부는 그런대로 좀 했나보다.

해서 그런지 머리가 너무 팽팽 잘 돌아가다보니

때론 오해 아닌 오해를 쌓았나본데

나완 근 20여년을 알았지만 단 한번도 실수를 저지르거나

무례를 범하진 않았다.

해서 왠만하면 다른 사람들 보다 그를 더 다독였더니

그래서 그런지 그는 날 늘 큰 형님이라며 깍듯이 인사를 했다.

 

 

원래 그의 본업은 은행원이며 출판업자며 시인이었지만

요즘은 그외에도 한두가지 직함이 더 있는지

가수겸 사진작가라고 했다.

해서 이번 현인 가요제에 집행위원장인지 집행위원인지 잘은 모르지만

암튼 올만에 완장을 하나 찼나보다.

하여,

저녁 내내 내일 (수요일) 오후 5시까지 송도해수욕장으로 오라고 간청을 했다.

 

 

/와 ? 몬 일있나?

/현인 가요제 최종 결승전이 내일 아닙니까.

/그것 벌써 끝난 것 아이가?

/지난 일요일 저녁에 할건데 태풍이 온다해서 내일로 미루었다 아입니꺼.

/아! 그랬나.

/큰 형님! 진짜, 내일 꼭 오이소이

/가면 뭐 좋은 일이라도 있나?

/내가 VIP석 몇자리 남겨 놓을게예

/VIP석 . VIP석은 부담스럽는데.....................

거 뭐라카노 와! 국회의원인가 시장인가

폼 잡기 좋아하는 뭐 그런 사람들이 앉는 자리가 VIP석 아이가

난 그런 자리 딱 질색인데.

/그래서 형님 성격을 감안해서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도록  셋째줄 쯤에 자리 잡아놓을게예

/몇시부터 시작하여 몇시에 끝나는데...........

/TV에서 녹화를 하기 때문에 늦어도 5시-5시 20분까지는 와야하고예

마치는 시간은 대략 10시쯤 될 겁니더.

큰 형님은 쫑파티까지 참석하셔야 하니까 쪼매 시간이 더 걸릴겁니더

/쫑파티?

/가수들도 참석하기 때문에 재미있습니다

/그래 ? 넌 그중에 누굴 제일 잘 아는데

/정 훈희하고 내하곤 동기동창아닙니꺼.

/그렇나. 그럼 이 기회에 태원 니 덕 좀 볼까.

나도 가수로 함 진출해볼까 하는데 니 생각은 어떻노?

/그럼, 형님 노래 뭐 좋아하는데예?

/좋아하는 거야 많지만은. 뭐 부르지.

/아무거나 함 불러보이소. 내가 들어보고 가수가 될 수 있는지 판단해 볼게예

/그래? 그럼, 일단 뽕짝부터 하나 불러볼게

 

 

해서 이미자의 울어라 열풍아로 시작하여

윤복희의 여러분

둘 다섯의 긴머리 소녀 허영란의 날개 이 수인 선생의 고향의 노래 등 대여섯곡을 한꺼번에 불렀더니 그만하면 가수는 충분하다더니

계속해서  한곡만 더 불러보이소 또 한곡만 더 불러보이소 하는 바람에

저녁내내 자막도 없이 십여곡을 거침없이 불렀는데

 

 

이 넘왈

진짜 잘하십니다 ....................형님이 노래를 그렇게 잘 부르는지

난 정말 몰랐습니다...................내일 꼭 오이소 하고 또 부탁을 하는 바람에 

알았다 가긴 가는데 

나도 니한테 부탁이 하나 있다.

오데 밤무대 설 때 없나 그거나 함 알아봐 도

백바지에 백구두 신고 오빠야 소리 들으면서 나도 노래 함 불러보게..............

물론 개런티는 필요없으니까 그냥 자원봉사차 할테니까  ..........

일자리나 함 알아봐달라 했더니

일단 송도 해수욕장 부터 오란다 .

거기서 누굴 소개 시켜주겠다나 우짜겠다나.........................

아이고 ! 이게 모꼬! 재수네 재수. 나도 이제 드디어 가수가 되려나보다?

어무이요. 기뻐하이소 . 나도 이제 가수가 되려나 봅니다

그때 꼭 어무이 산소에 가서 소주 한잔 올릴게예.

 

 

한데 가수도 직업이 되면 별로 재미가 없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