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텔레비젼에 함 나와봐?
그림/ 허 혜영作
나도 텔레비젼에 함 나와봐?
키에르케골이었던가?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고 물었던이가.
하긴 섹스피어는 햄릿에서
to be or not to be?해사면서
이것이 문제로다 했지.
KBS 전국 노래자랑대회가 울 동네에서 열리나보다.
너도 나도 함 나가보라고 등을 떠 밀었는데
/이 나이에 ?몬 창피를 당하려고.............
/만에 하나 미친 척 하고 나간다면 뭘 부르지?
여러분? 숨어우는 바람소리? 울어라 열풍아?
/그렇다면 옷은 또 뭘 입고가야하노?
/반팔 흰 T셔츠에 옅은 하늘색 바지에 선그라쓰를 가슴에 걸치고 갈까?
하기사 노래보다 폼이 더 근사한 여자들이 오데 한둘이었나.
권시인은 벌써 부터 술이 취했나보다.
/형님!이번에 꼭 한번 나가 보이소
형님 정도면 충분할 겁니더
/가수인 니가 보기에도 이 형이 나가면 될 것 같나?
/되다 말고요
/하지만,새삼스럽게 이 나이에 몬 스포트 라이트를 받겠다고
노래를 부르겠노?
마. 술이나 마시자.
한데 여전히 미련은 남는가 보다.
악보를 뒤지며 곡조를 맞춰보니 박자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원래 염불보다 떡 밥에 더 신경이 쓰인다하더니만
이 넘이 꼭 그런 꼴이었다.
저녁 내내 노래보다 폼이 더 걱정스러웠다.
하긴 워낙 외모가 출중(?)하다보니 언 뇨잔 같이 다니려니 신경이 너무 많이 쓰인다며 지혼자 갈게요 했는데
폼이사 광복동에서 2등하라면 서러운 터,
해서 그건 또 그렇다치고
만에 하나 대상은 못받더라도 인기상이라도 받으면
온동네를 전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도 못할건데.................
실은 그게 젤 걱정이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9월 20일 까지 등록을 하면 된다니까
일단 신청은 뒤로 미루어두고
문제는 밴드와 박자를 맞춰봐야 이게 떵인지 된장인지 알건데
누구한테 얘기하지 ?
동범이한테 전화 해 볼까?
동범이도 가수겸 기타리스터이니까
아무래도 그가 제일 정확히 잘 말해주겠지........................
한데,
만에 하나 TV에 나온다면 누가 제일 놀랄까?
울 마눌? 아니면 앤? 그것도 아니면 조합장하는 울 장인?
하긴 장인은 일요일이면 노래자랑대회는 꼭꼭 시청하니까
틀림없이 보겠지.
/어!어!저게 누고? 우서방 아이가?
나는 음치인줄로만 알았는데
굼벵이도 구불재주가 있다하더니 그래도 노래는 좀 하는가베.
대상은 아무래도 어렵겠고 장려상 정도는 받을 것 같은데 ..................
희야한테 함 물어봐야겠다.
집안에 몬 문제있나하고 ?
갑자기 절마가 저기 왜 나왔는지 진짜 궁금하네 ..................................
희야는 울 마눌 초등학교 때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