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나도 텔레비젼에 함 나와봐?

커피앤레인 2011. 8. 30. 16:50

 

그림/ 허 혜영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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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텔레비젼에 함 나와봐?

 

 

 

 

 

키에르케골이었던가?

이것이냐 저것이냐 하고 물었던이가.

하긴 섹스피어는 햄릿에서

to be or not to be?해사면서

이것이 문제로다 했지.

 

 

KBS 전국 노래자랑대회가 울 동네에서 열리나보다.

너도 나도 함 나가보라고 등을 떠 밀었는데

/이 나이에 ?몬 창피를 당하려고.............

/만에 하나 미친 척 하고 나간다면 뭘 부르지?

여러분? 숨어우는 바람소리? 울어라 열풍아?

/그렇다면 옷은 또 뭘 입고가야하노?

/반팔 흰 T셔츠에 옅은 하늘색 바지에 선그라쓰를 가슴에 걸치고 갈까?

하기사 노래보다 폼이 더 근사한 여자들이 오데 한둘이었나.

 

권시인은 벌써 부터 술이 취했나보다.

/형님!이번에 꼭 한번 나가 보이소

형님 정도면 충분할 겁니더

/가수인 니가 보기에도 이 형이 나가면 될 것 같나?

/되다 말고요

/하지만,새삼스럽게 이 나이에 몬 스포트 라이트를 받겠다고

노래를 부르겠노?

마. 술이나 마시자.

 

 

한데 여전히 미련은 남는가 보다.

악보를 뒤지며 곡조를 맞춰보니 박자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원래 염불보다 떡 밥에 더 신경이 쓰인다하더니만

이 넘이 꼭 그런 꼴이었다.

저녁 내내 노래보다 폼이 더 걱정스러웠다.

하긴 워낙 외모가 출중(?)하다보니 언 뇨잔 같이 다니려니 신경이 너무 많이 쓰인다며 지혼자 갈게요 했는데

폼이사 광복동에서 2등하라면 서러운 터,

해서 그건 또 그렇다치고

만에 하나 대상은 못받더라도 인기상이라도 받으면

온동네를 전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니지도 못할건데.................

실은 그게 젤 걱정이었다.

 

 

하지만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9월 20일 까지 등록을 하면 된다니까

일단 신청은 뒤로 미루어두고  

문제는 밴드와 박자를 맞춰봐야 이게 떵인지 된장인지 알건데

누구한테 얘기하지 ?

동범이한테 전화 해 볼까?

동범이도 가수겸 기타리스터이니까

아무래도 그가 제일 정확히 잘 말해주겠지........................

 

 

한데,

만에 하나 TV에 나온다면 누가 제일 놀랄까?

울 마눌? 아니면 앤? 그것도 아니면 조합장하는 울 장인?

하긴 장인은 일요일이면 노래자랑대회는 꼭꼭 시청하니까

틀림없이 보겠지.

/어!어!저게 누고? 우서방 아이가?

나는 음치인줄로만 알았는데

굼벵이도 구불재주가 있다하더니 그래도 노래는 좀 하는가베.

대상은  아무래도 어렵겠고 장려상 정도는 받을 것 같은데 ..................

희야한테 함 물어봐야겠다.

집안에 몬 문제있나하고 ?

갑자기 절마가 저기 왜 나왔는지 진짜 궁금하네 ..................................

 

 

희야는 울 마눌 초등학교 때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