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있느니라
테라코타/ 전 혜령作
때가 있느니라
심을 때가 있으면 거둘 때가 있다고 성경은 말했다.
해서 사람은 때를 기다릴 줄도 알고 때를 활용할 줄도 알아야
만사가 형통했는데
울 동네를 배회하는 노숙녀께서 얼굴이 조금 익었다고 생각했는지
사장님처럼 살면 참 행복하겠어요..............................하고
지혼자 히죽히죽 거리며 알듯말듯한 말을 남긴 채 지나갔다.
하기사 500원짜리 길커피를 마시며 아침부터
네가 만약 괴로울 때면 .........................내가 위로해 줄게 ............
해사면서 혼자 흥얼흥얼거리니 노숙녀 눈에도
이 넘이 한가해도 너무 한가해 보였나본데
말인즉 한달 내내 단돈 50만원이 안들어와도
날만 새면 어김없이 꽃밭에 물주고 금붕어 밥주고 길 고양이 아침 저녁 공양은 물론이고 가을이면 가을이다고 국화를 사서 길가에 심어놓고
지나가는 길손의 눈을 즐겁게 해주니
길거리에서 먹고 자는 노숙녀 눈에도
지보다 이 넘이 더 행복하고 태평한 인간임에 틀림없구나하고 ..................부러웠나보다.
하나,
이 넘도 머리가 있고 보는 눈이 있는데
우찌 괴로움이 없고 울화가 없을까마는
그래도 워낙 성격이 낙천적이다보니
또라이 같은 권시인 눈에도
행님 가는 곳만 따라 다니면 뒷탈이 없더라며
행님 오늘은 제가 돈이 좀 실렸습니다 하며
기어이 뼈없는 닭찜에다 맥/소주를 사곤
행님은 내가 어려운 때마다 나타나 위로를 해주었다며
욕인지 칭찬인지 지혼자 한참동안 떠들어 대었다.
한데, 강나루는 왠 떡대 같은 넘이 찾아 왔다 갔는지
/우샘! 뭐하세요? 하고 전화를 때렸다.
해서
/뭐하긴 뭐해요. 그냥 한잔하죠.....................했더니
그리 안바쁘면 자기하고 한잔하자며
오늘따라 혼자 있으려니 도무지 무서워서 못있겠다고
어서 오라고 했다.
해서, 자리를 옮겨 소주를 한잔 하는데
그 사이 패션디자이너인 정여사가 친구라며
왠 낯선 여자를 데리고 들어오더니 인사를 꾸벅했다.
여잔 꽤 돈이 있는지 의상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하지만 얼굴은 여자라기보다는 남자에 더 가까울 정도로
덩치도 크고 얼굴 선도 꽤나 굵어 보였다.
물론 나중에 알았지만
마산 오동동에서 이 여인 모르면 간첩이라할 정도로
꽤나 유명한 인사였는데 명함을 보니
울나라 아구찜의 대명사라 할만큼 대단한 명인(名人)이었다.
해서, KBS는 물론이고 MBC/SBS에도 출연하고
중국 베이징 올림픽 NHKN방송도 지원할 만큼 대단한 캐리어 소유자였는데
그도 오늘의 그가 있기까지 병든 시어머니 밑에서 숱한 고생을 하며 살았는지
간간이 눈시울이 붉어지곤 했다.
하지만 어느정도
술이 들어가자 제법 신명이 났는지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다
이 넘도 그 낯선여인의 마음고생을 달래준답시며
울어라 열풍아를 열창했더니 ...............................................
잘 만났다며 자기 집을 지금 새로 수리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며 언제 함 초청할테니 인테리어를 조금 봐 달라고 했다.
해서,
일단 돈을 떠나서라도 그 유명한 오동동 아구 할매집을 꾸민다는데
내가 우찌 안가겠오............................하고 쾌이 승낙을 하였더니
이 아짐씨 감동을 먹었는지 명함을 달라고 했다.
하여,사람은 누구나 다 때가 있는 법인데
하물며 하나님을 믿는 이 넘인들 어찌 때가 없으랴.
해서 내 때가 아직 이르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내 때가 반드시 온다고 믿기 때문에 내 삶은 하나님 안에서 언제나 행복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밤엔 노숙녀에게 커피라도 한잔 사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