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을 보내고
한달을 보내고
단골서점에 들렸다 이런저런 농담을 주고 받다
삼실로 돌아왔더니 목여사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간밤에 몬 꿈을 꾸었는데 우짜면 좋으냐 하고 물었다.
보나마마 개꿈일텐데 몬 근심이 그리도 많소 했더니
요즘따라 부쩍 시비거는 놈들이 많아 골이아프단다.
내가 그랬다.
그게 다 잘되라고 초장에 지신(地神)밟는 것 아이요 ................했더니
난 대문 앞에다 소금이나 좀 뿌릴까 했다나 .
하기사 예전엔 소금 뿌리면 귀신이 도망간다하더라만
요즘은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소금뿌린다고 귀신이 도망갈까
만에 하나 그런 귀신이 있다면 그 귀신도 많이 늙었나보다.
물론 너 남없이 내일 일을 잘 모르니 조마조마하긴 마찬가지이겠지.
그래도 내가 참 감사한 것은 쥐뿔도 없는 주제에 그나마 큰 소리라도 뻥뻥칠 수 있으니 행복했다.
그래서 언 뇨자가 그랬을까?
도대체 그 넘의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거요 하고 물었다.
겉으로 말은 안했지만 아마도 대책이 없는 사람이란 그런 뜻이겠지.
하지만 난 내 나름대로 근거가 있었다,
성경에도 죽으면 죽으리라 .......................했던데
까지 것 죽기 아니면 살겠지
손이 없나 발이없나 얼굴이 못생겼나 실력이 없나 ........................
단지 운이 좀 늦게 올 뿐인데
모가 그리 안달인지.................
하긴 누군 아무리 바빠도 건강진단은 꼭 받아야한다고 또 열변을 토했다.
해서, 난 두가지만 알면 내건강을 안다했더니
그게 몬데 하고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하나는 산을 타보면 알고 하나는 밥 맛이 있나없나를 보면
내 몸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안다했더니
명의가 따로 없네 하고 욕인지 칭찬인지 혀를 내둘렀다.
이 넘 왈
그라믄 와? 어느 재벌은 60도 않되어서 죽노
그 사람은 건강진단을 안해서 죽었나?
예로부터 사람사는 게 다 지하기 나름이라 했는데
요새 사람들은 지레 겁 부터 먹고
새벽부터 안 일어나면 기차를 놓칠까봐 안절부절했다.
해서, 평소에도 남다르게 살자 하고 살았지만
올핸 좀 더 느긋하게 시작하자하고
한달동안은 아무생각도 안하고 저녁이면 저녁마다
술만 딥다 퍼 마셨더니 언 넘이
진짜 대단하다고 혀를 내 둘렀다.
하지만 내가 할건 다한다 했더니 .....................
도대체 모하는데 ? 하고 또 꼬치 꼬치 물었다.
해서,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매일 영어방송 듣고 일본어 복습하고
미찌고한테 편지쓰고 틈틈히 수묵화 그리고
그리고 이집 저집 화분 갈아주고 시간이 허락하면
한옥에 대한 공부도 좀 더 열심히 하고
그 위에 또 다른 수익을 좀 창출하자하고 다른 사업 계획도 세우고 있다 했더니
진짜가 ? 하고 반신반의했다.
하기사 언 넘은 노름에 미쳐 2년동안 3억을 까먹었다고 한탄하고
언 뇬은 바람이 나 골프친답시고 집도 절도 다 버리고
어디론가 도망 가버렸다는데
그래도 난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공부라도 열심히 하니
이 얼마나 갸륵한 일이랴 ......................
하여, 울 애미 말처럼 사람은 다 지하기 나름이라했으니 .
올해는 나도 돈 좀 모아볼 욕심으로 아내 몰래 통장을 새로 하나 개설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