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반갑다 봄비야

커피앤레인 2012. 3. 5. 10:45

 

40490

 

반갑다 봄비야

 

 

 

 

 

어젠 종일 비가 왔다.

해인과 함께 롯데 백화점 간 김에

잠시 구찌 핸드백 코너에 들려야 할 일이 있어 

여자의 장지갑 하나를 손에 잡았더니 보통 70만원 내외였다.

아이고..................내 수입으론 어림도 없네.하고

돌아섰지만 마음은 영 편치 않았다.

 

 

해서 다른 곳도 그런가 싶어

이번엔 COACH에 들렸더니

거긴 그나마 좀 싼 것 같았다.

39만원인가 40만원 했는데

이왕 나온 것 광복동도 함 들려보자 하고

챨스 & 키드에 들렸더니

내 눈엔 꽤 괜찮아 보였는데

값이 의외로 샀다.

세일 해서 55000원 정도 되었다.

한데 여자의 마음은 다른가보다.

 

 

언젠가 호피빽이 유명하다 해서

야시 같은 울 마눌에게 처음으로 빽을 하나 선물했더니

마눌은 보자 마자 이런건 사지 마세요 하고 

핀잔부터했다.

/왜?

/내 나이에 누가 이런걸 들어요 ?

/그래? 그럼 어떤 걸 사야하지?

/당신은 디자인 한다면서 명품도 몰라요? 하고

저녁 내내 뽀루통했다.

 

/아! 이 여자도 드디어 맛이 갔구나.

하고 기분이 그렇고 그래서 혼자 먼 산을 쳐다보고 있으니

/밥도 안먹고 뭔 생각을 하고 있어요?하고 또 모라모라 했다.

/아니 ................그냥

/기분이 나쁘라고 한 말은 아니고요

빽은 여자가 더 잘 아니 그런건 여자에게 맡겨요

괜히 여기저기 가서 덜렁덜렁 아까운 돈 쓰지 말고

사주고 싶으면 돈만 보내줘요. 그러면 내가 알아서 살 테니까.알았죠.

/응

 

그 이후로 난 한번도 여자의 빽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명품코너에 들렸다가 바깥을 나오니

갑자기 시장통에 늘어 놓은 빽이 영 그렇고 그렇게 보였다.

아! 내눈에도 저렇는데 야시같은 여자의 눈은 어떠할까?

해서 여자는 자고로 눈이 높을수록

남자의 등골이 휜다고 울 할매가 맨날 그랬는갑다. 

 

 

그러나 저러나 반가운 봄비가 왔으니

나도 

올만에 마눌하고 앤 명품 장지갑이라도 하나 사 주게  

기지개라도 함 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