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봄비야
반갑다 봄비야
어젠 종일 비가 왔다.
해인과 함께 롯데 백화점 간 김에
잠시 구찌 핸드백 코너에 들려야 할 일이 있어
여자의 장지갑 하나를 손에 잡았더니 보통 70만원 내외였다.
아이고..................내 수입으론 어림도 없네.하고
돌아섰지만 마음은 영 편치 않았다.
해서 다른 곳도 그런가 싶어
이번엔 COACH에 들렸더니
거긴 그나마 좀 싼 것 같았다.
39만원인가 40만원 했는데
이왕 나온 것 광복동도 함 들려보자 하고
챨스 & 키드에 들렸더니
내 눈엔 꽤 괜찮아 보였는데
값이 의외로 샀다.
세일 해서 55000원 정도 되었다.
한데 여자의 마음은 다른가보다.
언젠가 호피빽이 유명하다 해서
야시 같은 울 마눌에게 처음으로 빽을 하나 선물했더니
마눌은 보자 마자 이런건 사지 마세요 하고
핀잔부터했다.
/왜?
/내 나이에 누가 이런걸 들어요 ?
/그래? 그럼 어떤 걸 사야하지?
/당신은 디자인 한다면서 명품도 몰라요? 하고
저녁 내내 뽀루통했다.
/아! 이 여자도 드디어 맛이 갔구나.
하고 기분이 그렇고 그래서 혼자 먼 산을 쳐다보고 있으니
/밥도 안먹고 뭔 생각을 하고 있어요?하고 또 모라모라 했다.
/아니 ................그냥
/기분이 나쁘라고 한 말은 아니고요
빽은 여자가 더 잘 아니 그런건 여자에게 맡겨요
괜히 여기저기 가서 덜렁덜렁 아까운 돈 쓰지 말고
사주고 싶으면 돈만 보내줘요. 그러면 내가 알아서 살 테니까.알았죠.
/응
그 이후로 난 한번도 여자의 빽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명품코너에 들렸다가 바깥을 나오니
갑자기 시장통에 늘어 놓은 빽이 영 그렇고 그렇게 보였다.
아! 내눈에도 저렇는데 야시같은 여자의 눈은 어떠할까?
해서 여자는 자고로 눈이 높을수록
남자의 등골이 휜다고 울 할매가 맨날 그랬는갑다.
그러나 저러나 반가운 봄비가 왔으니
나도
올만에 마눌하고 앤 명품 장지갑이라도 하나 사 주게
기지개라도 함 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