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도 아름답네
겨울비도 아름답네
어젠 겨울비가 종일 내렸다.
그것도 한이 맺힌 여자처럼...................그렇게 을씨년스럽게 내렸지만
슬픔도 눈물도 따지고 보면 다 아름다운 것이었다.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들이기에.
낮엔 천여사가 보낸 김치가 도착했다.
갖 담은 것이라 그런지 양념 맛과 버무려진 김친
입안에서 그렇게 알싸할 수가 없었다.
저녁엔 진희가 또 묵은 김치 좋아하세요? 하고 전화를 때렸다.
묵은 김치? 난 묵은 김치 너무 좋아하는데...............
그럼 갖다줄게요.
고마워!
오여사는 갤러리 오픈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나보다.
비도 오는데 술 시빙(세병) 가져 와 보소! 하며
초저녁 부터 맥주를 권했다.
그녀는 나보다 연상이었지만
언제나 우선생님하고 깍듯이 인사를 했다.
수묵화는 한지의 성질과 먹의 농담부터 제대로 익혀야
내가 원하는 어떤 것들을 표현할 수 있었다.
해서 그런지 아직은 4B 연필로 그리던 그 느낌이 별로
나지않았다.
하지만 이왕이면 나도 한 작품주이소! 하고 여기저기서 손을 내밀었다.
하기사 그냥 공짜로 주는건데 ...................까지 것 아낄게 뭐꼬?
한데,
이건 진품명품에 나오는 명품은 아니지만 진품은 틀림없데이 하고
난 또 느스레를 떨었다.
겨울비가 내려서 그런건지 오늘따라 커피 맛이 더 혀 끝에 와 닿았다.
빨간 난로불 옆에 앉아 빗소리를 들으면
이런 날은 앤이 없어도 그리 외롭지않았다.
해서 그랬던가?
울 장모가 그랬단다.
그 사람 가족 놔 놓고 지혼자 몬 재미로 사노?하고
하여, 울 마눌 왈
엄마 ,그 사람 재미만 있단다. 하고 웃었다나 ?
하기사 겨울비의 멋을 모르는 울 장모가
비만 오면 농작물 걱정만 했지
사람사는 즐거움이 그것만 아니라는 걸 우찌 알겠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