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사나이도 운다
그래. 너도 외로울꺼야.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어쩌겠니.그게 인생인걸.
돈 많은 놈들이야 돈이 종이조각 같겠지.
그 놈들은 여자도 제 부하도 돈이면 다 되는줄 알겠지.
천박한 놈들.
하긴 정치가 지랄 같으니 누굴 원망할까.
대통령이면 뮈하고 국회의원이면 뭐하랴.
세열이도 왔고 홍선이도 왔다
오래간만에 만나서 그런지 다들 반가와했다.
죽일 놈들
내 사무실 턱 밑에 와도 전화 한통 안하다니.
술이 취했나보다
시사 만화가인 안기태 선생도 왔고 민학회 회장인 주경업선생도 왔다.
다들 술에 취했다.
해서,신명이 났나보다.젖가락을 두드렸다.
제주도 출신인 어느 친구가 반갑게 인사를 했다.
왕년에 한라 문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했다.
나라고 예외는 아니었다.연거푸 소맥 석 잔을 마시고 이 놈도 한 곡조 뽑았다.
나훈아의 고장난 벽시계를 부른 다음 정공채 시.강창식 곡 섬진강을 불렀다.
앙콜 숫콜 했지만 정작 제주도 사나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나보다.섬진강하고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걸까?
하긴 때로는 사나이도 울었다.
사는게 뮌지는 몰라도 박일남의 갈대의 순정도 그렇고 조항조의 남자라는 이유로ㅡ도 사나이 눈물은 진했다.
술자리를 파한 후 송재 이상개선생과 소주잔을 들이키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선생의 시 만남을 위하여ㅡ를 들으며.우린 또 한참동안 열을 내었다.
산다는게 뭔지?해사면서.
만남을 위하여
송재 이상개
쓰러지지 않기 위하여
오늘은
내 그대를 만나야한다
만나서 별이되도
하나의 이름으로 반짝이면서
그대와 내가 만난
최초의 아픔과
최최의 굶주림을
뼈속 깊이 깊이 새기면서
이세상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아름다움 하나 이루리라
이루리라 다짐하면서
쓰러지지 않기 위하여
오늘도
내. 그대를 만나야 한다
만나야 한다
그가 왜 이런 시를 썼을까?하고
이놈이 비로소 물었다..
그는 저간의 사정을 얘기했다.
이 시는 연애시가 아니었다.
젊은 날 그의 처절한 몸부림이었고 고통이었다.
나 또한 인생이란 무엇인가?하고 되물었다.
진박이니 친박이니 하는 놈들 틈새에서
살고있는 내 신세가 오늘따라 너무 처량했다.
이런 나라에서 꾸역꾸역 살아야하나 하고 ㅡ
자나 깨나 나라걱정.백성걱정하는 그런 사람들은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