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딜레마
단골로 다니는 꽃집 여인이 뜬금없이 물었다.
왜 사랑이 식죠?하고.
순간 답이 참 궁했다.
사랑은 왜? 식는거지?하고 비로소 자문자답 했다.
어쩌면 다 알거나 보고나니 더 이상 흥미도 호기심이 사라진 탓일까? 아니면 같이 있어봐야 별 희망도 재미도 없어서일까?
여전히 답이 궁했다.
한데 짚히는데는 있었다.
생활이 궁하면 사랑도 시큰둥하는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부족함이 없어도 바람을 피웠고 싸웠고 이혼을 했다.
해서, 이것도 정답이 아닌가보다 하고 한쪽으로 밀쳐둔채 분갈이도 하고 꺾꽂이도 했더니 동네 여인네들이 신기한듯이 쳐다보았다.
정답인지는 모르지만 사랑이 식어지는 것은 서로에 대한 기대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연애를 할 때는 잘 모르지만 결혼을 하거나 몸을 섞고나면 서로의 기대가 조금씩 변했다.
그래서그런지는 모르지만 다들 잘들 싸웠다.
처음엔 티각태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사랑은 점점 미움으로 변했다. 그러다보면 관심은 점점 더 멀어졌다.
관심이 멀어지면 부부가 아니라 원수였다. 하여, 너남없이 언사가 별로 부드럽지 못했다.
서로를 무시했고 나중엔 남남보다 더 냉랭했다.
한데 이상하리만치 변하지않는 사랑도 있었다.
하나님을 사랑하거나 부처님을 사랑하거나 꽃을 사랑하거나 동물을 사랑하거나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잘 변하지않았다.
한데 웃기는 것은 하나님이나 부처님을 사랑하면서 한 이불을 덮고 자는 남편이나 아내는 사랑하지않았다.
그뿐만 아니었다.
매일같이 꽃밭엔 물을 주면서 부모님이나 자식에겐 안부 전화 한 통도 아까워했다.
따지고보면 사랑은 어쩌면 일방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선량한 마음으로 서로에 대한 관심과 배려와 존중하는 마음이 지속하면 할수록 사랑은 더 재미있는 법인데 그점에서 인간은 때로는 너무나 이기적이었다.
해서 때로는 애완견보다 더 못한게 현실이었다.
투표일이 가까워오니 이제사 정신이 드나보다.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비는 것 보니 ㅡ
내 진작에 뭐라했던가?오만하면 반드시 망한다했거늘. 우찌 그리도 기고만장한지.
아이고 이 사람아.잘못하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겠네.
그토록 오만하더니 ㅡ
갑자기 성경 말씀 한구절이 생각났다.
네 교만이 너를 찔렀도다.하는ㅡ그 말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