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대부분 사람들은 태종대는 알아도 절영도 해안산책길은 몰랐다.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트래킹코스가 어디냐고 묻는다면 남항대교 옆 반도보라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절영도 해안산책길을 추천하고 싶다.
족히 2시간 남짓한 거리이지만 제주도 용바위 해안길 저리가라할 정도로 유명한 트래킹코스다.
길을 따라 가면 오른쪽은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고 왼쪽은 흰여울길과 가파른 산비탈이 푸른 솔과 함께 눈을 떼지 못하게했다.
물론 길을 걷다보면 미역을 따는 사람도 있었고 갓잡아온 멍기와 해삼을 파는 해녀촌도 있었다.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시간 정도 걷다 동삼중리에 다다르면 빨간 등대가 길손을 반겼다.
빨간 등대에서 시내버스터미널을 지나 50미터쯤 더 올라가면 유명한 먹거리집들이 손님을 반갑게 맞이했다.
마주보고 있는 그 유명한 제주 복국집이 그랬고 포항 물회집이 그랬다.
하지만 쇠주 한 잔에 얼큰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해동아구찜집을 그냥 지나치진 못하리라.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정럭이 최고지ㅡ 하는 분들은 장어집을 애써 찾았고 몸을 끔직히도 생각하는 분들은
가마솥 추어탕 집에 들려 잠시 피곤한 몸도 달래며 출출한 배도 채웠다.. 아무튼
이런 집들은 워낙 유명한고로 늘 손님이 많았다.
물론 사이사이 예쁜 커피숍도 있었고 장어구이나 생선회를 파는 그런 집도 있었다.
여기서 대충 요기를 했으면 그 다음은 해동중학교와 경동리인아파트를 끼고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승마장이 있었고 직진하면 임마누엘교회 십자가가 보였다.
임마누엘교회 목사관은 1층은 대형식당이고 2층은 비서실과 목회실로 이 넘이 직접 설계하고 디자인하고 공사까지 감독했기 때문에 유달리 애정이 깊이 남는 곳인데
트래킹만 즐기려면 교회당까지 굳이 올라갈 필요는 없었다.
오른쪽에 감지해변으로 가는 산책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가면 절영도 해안산책길에서 보지 못한 절경이 한 눈에 펼쳐졌다.
걸어도 걸어도 절로 감탄이 나는 그런 길이었다.
이 산길을 따라 1시간 남짓 걸으면 그 유명한 태종대 자갈마당이 나왔는데
이곳을 사람들은 감지해변이라고 불렀다.
거기서 잠시 커피 한 잔이라도 마시고 다시 태종대 길을 재촉하면 태종대 일주도로가 사람을 본격적으로 유혹했다.
일주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작지만 아주 유명한 사찰이 길손을 반겼는데
이 절이 유명한 것은 역사도 역사이거니와 수국이 그리 아름다울수가 없었다.
어찌보면 사찰이라기보다 수국식물원 들어왔나?할 정도로 종류도 다양했지만 꽃도 아름답고 키도 엄청 컸다.
아마도 쉬엄 쉬엄 즐기면서 출출한 배도 채우고 눈요기도 하며 트래킹을 즐기려면 족히 4시간 정도는 소요되었다.
하지만 단 한사람의 연인과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이 정도 시간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이제 봄이 왔나보다
자갈치도 좋고 해운대도 좋지만 멋을 아는 당신이라면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영도 해안산책길을 꼭 걸어보길 바란다.
단 하나 주의할점은 자연그대로 방치한 길이 많기 때문에 꼭 편한 신발을 신고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