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정화 시인을 나는 잘모른다.
시집 한 권이 눈에 띄었다.
봄비 오는 날 그냥 앉아 있기도 뭣해 몇일 전 강나루에서 얻은 시집 한 권을 펼치자 첫 제목이 공교롭게도 봄이라는 시였다.
봄
남정화
오릉을 옆에 두고 달릴 때 공중에서 퍼져나오는 그들의 소리를 들었다
비상등을 켜야지 덤프트럭이 경적을 울린다 욕지기가 귓가에 쟁쟁하다
쏜살같이 지나가는 트럭도로가 순간 까무룩 해진다 내몸은 차와 함께 잠시 날아올라 쿠쿵. 하늘가에서 눈이 마주친다
지지배야 지지배야 종달이가 놀려된다 칼바람 일으키며 원을 그리는 무리 내 몸이 너무 커 무겁구나 지지배야 지지배야 아랑곳하지 않고 놀려된다 허리 굽은 농부가 아직 허리를 펴지 못하고 흙을 다듬고 있다
그러는 사이 종달이가 등에 착 달라붙어 같이 시름한다
지지배야 지지배야 삼월 중순경 종다리하고 나하고
시인은 동국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수료했다.
푸른시 동인으로 활동중이고 월간 우리시회 회원이며 27년전에 결성한
일구구일 동인이라고 소개했다.
미안하다 마음아 ㅡ는 그녀의 첫 시집인가보다.
공광규시인이 해설을 썼는데 남정화 시는 태만하고 안이한 독자들이 선호하는 쉽고 소통이 잘 되는 시의 관념을 넘어선다.고 했다.
꼭 나보고 하는 소리같다.
태만하고 안이한 독자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