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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예술촌 성미 송년음악회.

커피앤레인 2019. 12. 30. 15:14

 

2019년도 겨우 이틀이 남았나보다.

마산에 있는 예술촌 성미 송년음악회는 예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가고파의 도시답게 청중들의 수준도 상당했다.

이미 예견했지만

고성중창단(Sop 김영선.강미숙.김인자.Ten 정호일)의 하모니는 압권이었다.

이수인 선생의 사랑의 노래가 이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물론

구두순 시.황영일 곡 한계령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더구나 구두순 시인과 황영일 선생이 직접 참석하셔서 노래까지 들려주어 새삼 예술촌 성미 작은음악회 위상을 실감케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맑고 깊은 목소리의 소유자 Tenor 김이수는 부산서도 알아주는 성악가인데

얼마전에도 그가 주관하는 아르테 음악회에서 김효근 시.곡 눈을 들었지만 장소가 장소여서 그런지 아니면 입추의 여지도 없이 빽빽하게 들어찬 열기 때문인지 깊고도 맑은 그의 목소리는 여심을 자극한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80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정정한

왕언니(Sop 김영희)도 절대 뒤지지 않았다. 금수현 곡 그네를 불렀는데 직성이 덜 풀렸는지 3부에서 목포의 눈물을 열창해 큰 박수를 끌어내었는데 이 넘도 저 나이되도록 젊은이 못지않게 저렇게 신명나게 놀 수 있을까?

아무튼 왕언니 ㅡ 화이팅.

 

설마 그래서 그런건 아니겠제.

오늘따라 사회를 맡은 장기홍선생님도 신명이 단단히 났나보다.

이은상 시.현재명 곡 그 집 앞과 윤해영 사. 조두남 곡 선구자를 제창할 땐 마치 선생이 합창단을 직접 지휘했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가곡을 한물간 것처럼 생각했지만 실은 그 정반대였다.

가곡은 들으면 들을수록 정감이 나고 서정성이 우리의 향수를 자극했다.

마치 외할머니댁 장독대에서 퍼오는 묵은 된장처럼 그 맛이 그리 그윽하고 깊은 감동을 줄줄이야.

 

올만에 마산에 온 탓도 있고 해서.

내가 직접 설계하고 공사감독을 한 오동동 아구할매집 별관도 볼겸 시인이며 하모니카 연주자인 김진규와 가수 라니 씨를 데리고 오동동 아구할매집에 들렸더니 3대째 사장인 며느리와 시어머니인 김삼연씨가 죽은 오라버니가 돌아온듯이 엄청 반가와했다.

ㅡ진규야. 맛이 어떻노?

ㅡ형님. 맛이 역시 다르네요.

ㅡ건아구찜은 처음 먹어보제.

ㅡ우리는 젊어서 그런지 건아구찜이 더 맛있는데예.

ㅡ많이 먹으라. 오늘밤은 내가 살게.

라니 씨는 이미 먹는데 정신이 팔렸는지 입만 쪽쪽 다셨다.

 

1부 가곡의 밤을 끝내고 2부는 이 넘이 사회를 맡았는데

그도그럴것이 출연자 대부분을 이 넘이 섭외를 했기 때문이었다.

2부는 강영수 선생의 아코디언 연주부터 서막을 알렸다.

비내리는 고모령.울어라 열풍아는 언제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는데 아코디언을 들으니 마치 유랑극장에 온 것처럼 가슴을 알싸하게했다.

아코디언을 필두로 마음씨도 좋고 예쁜 미녀 가수 김연옥과 젊은 꾀꼬리 가수 라니. 하모니카 연주자 김진규.

인기가수 이민정 노래가 끝내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콜이 들어왔다. 아이고 이걸 우짜노?

 

프로그램엔 미쳐 못들어왔지만 나도 가수입니다.하고 명함을 내밀었는데

야박하게 내치려니 너무 섭섭해 할 것 같아 적절한 순간에 눈치보고 넣어 드리겠습니다.했더니 뒷 순서에 있는 사람들이 또 아우성을 쳤다.

한참 물이 오를대로 올라 클라이막스인데 ㅡ 나도 얼른 부르고 싶어요하는 눈치가 가시만큼 사람의 가심을 콕콕 찔렀다.

명사회자는 이때 잘해야 진짜 명사회자였다.

(은근슬쩍 자기 PR도 해사면서.ㅋㅋ)

 

아무튼 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원래 진짜 가수는 맨마지막에 나온다며 은근슬쩍 돌리고는 국악인 서연이.홍해 선생.가요대상을 받은 서갑선씨와 가수 윤서와 우리를 부르신 남선생과 이 날의 하이라이트인 예술촌 성미 촌장인 가수 천복희 여사까지 끝내고나니 어느새 9시가 훌쩍 넘어갔다.

 

물론 뒷풀이는 이때부터 시작해서 니만 가수가? 나도 가수다.하고 서로 마이크를 잡고 장기자랑을 하다보니 12시가 훨 지났는데

노래는 이제 우리 민족하고는 뗄래야 뗄수없는 그 무엇인가보다.

우짜믄 다들 그렇게도 노래를 잘 부르는지.

 

언제나 그랬지만 이 넘은 마산친구들한테 붙잡혀 새벽 3시까지 밤거리를 헤매고 돌아다니다 마지막으로 오동동 우동집에서 우동 한 그릇씩 시켜놓고 소주 한 잔 마시며 함께 쫑을 쳤는데 친구 기석이.종기.피아니스트 원형이 모두 모두 감사한 사람들이었다.

 

매년 송년음악회때나 10월의 마지막날 밤 야외공연시에 늘 협찬을 아끼지 않으시고 관심을 보여주신 BN그룹 조성제 회장님과 대선소주 조의제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대선주조 마켓팅부 조팀장에게도 깊이 감사한다.

끝으로 사진을 찍어주신 유동렬님께도 감사드린다.

(사진은 다음 사이트에 들어가서 성미 송년음악회 치면 황덕식 카페나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 해가 이렇게 저무나봅니다. 여러가지로 아쉬웠던 것이 많은 한 해이지만 그래도 우린 행복하게 잘 살아온 것 같습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