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마음을 추스리고...........
이 넘 같이 올드 보이들의 크리스마스 이브는
올나이트하는 재미로
시간이 가는줄도 몰랐다.
그땐 조금이라도 이쁜 여학생이 있으면
그 곁에 앉고 싶어 서로 안달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매년 겨울 크리스마스 이브땐
한 이불 속에서 다 큰 머스마 가스나가 거의 전쟁이다시피 했다 .
어쩌다 재수가 좋으면
그 여학생과 세상 모르고 잠시 잠이 들기도 하였지만
그러나 아직 성이란게 몬지 모를 때이다 보니
그냥 어울려
샤치기샤샤뽀도 하고 숫자 빼먹기도 하다
새벽녘이 되면 졸린눈으로 어른들을 따라 나가
고요한 밤 거룩한 밤하며 새벽송을 따라하곤 했다.
(당시만 해도 크리스마스 베이비는 생각지도 못할때 였으니까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도 그런 격세지감이 없을 것 같았다)
그때 생각으로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날 만큼은 통금이 해제되었기 때문인지
남포동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미어 터졌는데
아마도 다들
모처럼 느끼는 해방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거짓말 좀 보태 부산시민은 제다 몰려나온 것 같았다.
그러다
조금씩 어른이 되자 유일한 놀이터가 다방이었는데
겨울 저녁이면 으례껏
백조라는 클래씩 다방에 죽치고 앉아
음악보다는 예쁜 디제이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줄 몰랐는데 그땐 다들 왠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우는지 ...
매캐한 담배 연기가 그 넓은 다방 안을 가득 메웠지만
당시엔 그게 다들 멋으로 생각했던지
아무리 줄담배를 피워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었다.
당시만 해도
워낙 인심이 후해서 그랬겠지만
커피 한잔 시켜놓고 마지막 곡이 나올때 까지 죽치고 앉아
이런 잡담 저런 잡담을 하면서
챠이콥스키며 드볼작이며 베토벤의 운명을 끝없이 리퀘스트해도
마담이던지 레지이던지
저 인간 와 저리 오래 앉아있노
진짜 밉쌍이제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보니
합석은 식은 죽먹듯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런식으로 운영했다간
내라도 밥 빌어먹기 십상팔구일 것 같았다.
하지만 해방후
설 명동이 그랬던 것 처럼
당시엔 좀 잘 나간다하면
이 넘 처럼 클래식 다방에 틀어박혀있는게 몬 유행이다보니
지 딴에 한 지성이다 하고 떵폼이라도 잡는 인간들은
다들 거기에 모였는데도
다방 인심이 워낙 후하다보니
그때만큼 넉넉하고 여유로왔던 때도 없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견물생심이라고
종종 끗발 좋은 레지가 가까이 다가오면 그 손에
디스크 쟈킷에게 보내는 리퀘스트 쪽지와 함께
너도 나도 은밀한 메시지를 보내곤 했는데
긴머리가 일품인 그 여잔
어김없이 모든건 각설하고 짧은 멘트와 함께
리퀘스트 음악만 정성스럽게 올려주었는데
불행히도 그녀와의 인연이 거기까지였던지
요즘 아이들이 하는 그 흔한 허거 한번 못해보고 헤어졌으니.............
(아이고 아쉬버라)
하긴
죽은 학종이 형이나 나나
당시엔 니끼 내껀지 내끼 지껀지도 모르고
하루가 멀다하고 그 여자와 셋이서 열나게 붙어 다녔는데
크리스마스가 오니 왠지 그 여자 생각이
오늘따라 더 많이났다.
아마 지금만 같았어도
어떻게 꼬드겨서라도
러브호텔은 못가보더라도 여관은 함 가봤을텐데
당시엔 그런 배짱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일단 여관만 가면 죽으나 사나 장가를 가야 하는 줄 알았으니
간이 배 밖에 안나오고서야 우찌 그 짓을 했으랴 .
하지만 당시에도 재주 좋은 넘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만 되면
여자를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는데
어제도 보니 왠 넘의 차가 그리많은지
모텔 입구까지 차가 제다 몰려 있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보이지 않았다.
언 넘 말로는 불황일수록
그런 곳은 장사가 더 잘된다 하더라만
진짜 그런걸까 .
하긴 류 모 목사님이 전도를 못하거던
차라리 애라도 펑펑 낳아라 하더라만
설마 그래서 저렇게 많이온건 아니겠제
암튼
누군가 꿈은 언젠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만
이 넘도 모처럼 용기를 내어
어느 겨울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곳에 한번 갔더니만
고 넘의 꿈이 이루어진 것 까진 좋았는데
우째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날 애가 생길게 뭐람 ,,
해서 그 죄로
일평생 한 여자를 떠 받들고
죽으나 사나 마당쇠 노릇을 하고 살고있지만
그렇다고 치사스럽게 후회는 없다여 .
암튼 우리시대 크리스마스는
그것도 한 멋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생각해봐도
다시 그 시절이 돌아온다해도
크리스마스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지 눈에 안경이라고
마눌은 오로지 이 여자 밖에 없다 생각하는지
크리스마스 이브만 되면
또 그렇게 싸돌아 다니다가 어디론가 갔을게 분명한데....
(해서 울 마눌이 요즘에사
이 넘의 그 고운 마음씨를 지도 아는걸까
명품이라면 추겨세우니 ..
행여
이 넘 저 넘 다 쳐다봐도
그 넘이 그 넘이다 그러니 새로 맞출꺼라면
차리리 있는 거라도 잘 챙기자 한건 아니겠제
요즘따라 와 이리 부쩍 아는체 해샀는지
내 참말로 신경쓰이네 ..........................)
암튼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건축 일도 많이 진정이 되고
내동댕이 칠 것만 같았던 자부심도
이젠 어느정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아
다시 노트와 펜을 준비하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코자 일기를 다시 쓰려는데
일기를 안써도 하루에 500명 600명이 오는데
도대체 저 넘의 숫자는 몬 숫자인지...............알다가도 모르겠네 .
인류를 구원하러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탄생을 맞이하여
아무쪼록 모두들 건강하시옵고
하는 모든 일이 만사형통하여
사는날 까지 모두모두 해피 해피 하시길 빕니다.
사족이지만
오늘 아침에 배운건데
찢어지게 행복한걸
영어로 really happy라 하던데 ...........................모두모두
really really happy..............................하시고
혹 집안에 좋은 일 있으면 제 메일로 연락 좀 해요.
(*저 노래 잘해요 ㅋㅋㅋ)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에 쓰는 일기 922 /진짜 부자는 역시 생각과 철학이 다르네 (0) | 2008.12.27 |
---|---|
아침에 쓰는 일기 921 / 책이라도 읽어야지 (0) | 2008.12.26 |
greetings (0) | 2008.12.10 |
아침에 쓰는 일기 / 당분간 쉽니다 (0) | 2008.11.24 |
아침에 쓰는 일기 920 / 괴로운 것과 외로운것의 차이는 (0) | 2008.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