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도둑들

커피앤레인 2011. 9. 15. 21:35

 

테라코타/ 전 혜령作

 

40444

도둑들

 

 

도둑들이 들끓는 것일까?

며칠전엔 들장미 한그루를 훔쳐 가더니

어젠 호접란 두 그루를 또 인사도 없이 훔쳐 가버렸다.

에잇 나쁜 넘!

아니, 가만 있어봐라  ......................뇨자일지도 모르잖아.

하긴 그 오밤중에 일어나 꽃나무 한 그루를 훔쳐갈 그런 쪼잔한 넘은 없겠지.

그렇다면 밤일을 마치고 가다 쓸적한 뇨자일까?

어제밤엔 새벽 2시경에 잠을 들었으니 도둑이 온 시간은 대체로 새벽 3-5시경일이겠지.................

그럼 그 시간 까지 잠도 안자고 꽃을 훔쳐갈 여인은 누굴까?

단란주점에 근무하는 아줌마들?

아니면 고추를 훔쳐가던 그 할매?

그것도 저것도 아니면 이 길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사람인 것만은 틀림 없을텐데..........................

에잇! 신발끈!

꽃이나 잘 기루시우.........................

 

 

오후 4시,

잠시 은행에 들린김에 아는 문방구에 들렸더니

이쁜 아짐씨가 반색을 했다.

/한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어요?

/영화 촬영한데요

/영화촬영?

/누가 오는데

/김 혜수,전지현, 이 정재가 왔나봐요?

/그래요? 봤어요?

/아뇨. 아직 못봤습니다.

/아.............................

 

 

잠시 후 현장이 분주해지더니 드디어 촬영이 시작되나보다.

스탭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누군가 1번 /2번 /3번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어서 액션,,,,,,,,,,,,,,,,,,이라는 소리가 들렸고 카메라가 부지런히 움직였다.

감독은 의자에 앉아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 보았다.

뭔가 생각대로 잘 되었나보다.

마침내 컷! 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자

스탭들이 그제사 긴장이 풀리는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수고했다며 철수 준비를 서둘렀다..

한데 뭐가 잘못되었나보다.

/혜수를 불러.혜수 어딨어? 하고 누군가 고함을 쳤다.

/혜수?

조감독이 차를 급히 수배하더니

전 지현과 김 혜수가 다시 생글생글거리며 현장에 나타났다.

둘다 아래 위가 달린 작업복 차림에 모자를 깊히 눌러쓴 폼이 영낙없는 작업인부차림이었다.

재촬영은 채 5분도 않되어 싱겁게 끝이 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영화제목이 뭐래요?

/도독들이랍니다.

/도둑들?

/그럼 김 혜수와 전 지현이 도둑?

아!KT 직원을 가장한 도둑들인가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여기 가도 도둑이고 저기 가도 도둑이구나.

도둑놈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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