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안 정란作
따분하다 못해 지루하다
도올은 여전히 EBS 강의에서 헤겔은 어떻고 저떻고 했다.
정치는 안 철수亂 이후 이렇다할 마땅한 대안이 없는지
암중모색만 하며 계속하여 담배연기만 뿜어 내었다.
하긴 오래동안 표 계산에만 밝았던 그들인지라
새삼스레 새로운 것이 나올까마는......................
해서 따분하다 못해 지루해서 올만에 TV를 틀었더니
밤 2시가 훨 넘었나보다.
한 남자가 두 여자와 벌거벗은체 뒹굴고 있었다.
2대1이라.....................................뭔가 재미 있을 것 같은데
전혀 재미가 없었다.
별난 넘들 !
(사랑은 마음이야..........................................이 바보야)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선 세상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었다.
발광다이오드를 발견한 이후로 빛은 이제 새로운 혁명에 돌입한게 분명했다.
백열등은 이미 생산을 멈추기 시작했고 형광등도 머잖아 이 세상에서 사라질게 뻔했지만 아직은 모든 빛을 발광다이오드로 다 바꾸기엔 시간이 너무 일천했다.
때문에 가격도 그렇거니와 기술적으로도 형광색이나 주광색의 그 온화한 색갈을 발광다이오드가 다 감당하기엔 아직은 이른가본데
하지만 발광다이오드를 발견한 이후로 빛의 파장에 따라 아름다운 꽃을 피울 때와
줄기와 잎을 튼튼히 할 때를 구별하여 빛의 색갈을 선택적 사용함으로 이윤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은 화훼농가엔 정녕 반가운 소리이리라.
그렇다고 꽃만 반가운게 아니었다.
우울증 환자에겐 어떤 조명을 비춰줘야하며 당뇨병이나 암환자에겐 어떤 빛이
더 적당한지 이미 전문병원들은 실험에 들어간지 오래였고
물론 그건 침실에도 적용되었다.
지금처럼 눈만 뜨면 형광등을 바라보는게 아니라
잠을 깨기 10분전 잠을 깬 후 10분 후 그리고 잠을 완전히 깬 후
상큼하게 활동하기 위한 조명이 어떤 것들인가 하는 걸 연구하며
인테리어 업계도 드디어 공부할 꺼리가 생겼다.
물론 발광다이오드는 LCD TV에도 적용되었다.
전에는 화면 뒷면에 작은 형광등 같은 발광체가 있어야 했지만 발광 다이오드 판을 사용하면 TV는 전보다 더 얇게 더 스마트하게 만들수 있기 때문에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어마어마한 시장이 우리 앞에 널려 있었다.
빛이 전혀 새롭게 변하는 사이,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원자력 발전소도 이미 공포의 대상이 아닌 친환경적인 제 4세대의 원자로의 시대로 서서히 자리바꿈을 하는 과정에 있었는데 제 4 세대 원자로는 주원료가 바닷물이었다.
때문에 방사능은 물론이거니와 폐연로봉도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울 나라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는데
유독 변하지 않은 것은 정치였다.
해서 누군 정치를 3류라 ...........................했는지도 모르지만
암튼 10여년 좌파로 흝으러졌던 국론을 바로 세우고 경제를 살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진정한 가치인 개인의 자유와 존엄과 권리를 신장하며 상호존중과 배려와 아름다운 기부와 나눔을 통하여 고루 잘 사는 사회를 누구보다 더 잘 실천하리라 믿었지만 대통령은 생각보다 그렇게 썩 잘하질 못했다.
누군 자신의 치적 쌓기에만 골몰한 대통령이라고 심하게 폄하했지만............................그건 전혀 틀린 말도 옳은 말도 아니었다.
국가 백년 대계를 위하여 부산 가덕도 신공항 이전 하나 제대로 결정을 못내리는걸 보고 이 넘은 더 이상 대통령을 위하여 기도할 이유를 알지 못했다.
때문에 드디어 천지가 요동할려고 그러는지 안풍(安風)이 불고 문풍(文風)이 불었는데 자그만치 산봉우리 20여개를 깎아 국제공항을 만들자던 , 경북 대구는 지금 어떨지 모르겠지만 부산만은 박풍(朴風)이 위력을 발휘하기엔
늦어도 너무 늦었다.
해서 의식있는 사람들은 지금 너도 나도 제 3의 혁명을 거세게 요구하는지 모른다.
다행히 전처럼 일시적인 사탕발림으로 표를 얻기엔 기성 유권자들과는 달리 젊은 세대들은 사리판단이 더 분명하고 똑똑한게 우리시대 축복이라면 축복이었다.
그들은 기성세대처럼 일제 침탈과 6,25와 공산주의의 만행에 대하여 겪어보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정부분 두려움과 공포가 없었다.
해서 한대 맞으면 언제든지 두대로 앙갚음 하겠다는 결의가 충만하여
해병대 지원병은 오늘도 만원이었다.
하여,
종북주의자나 친북주의자에 대하여 사회가 그렇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지금도 언필칭 혁명을 하고 있다고 애써 자위할지 모르겠지만
그러기엔 이 나라가 너무 똑똑하고 사리가 분명하고 자신감이 넘쳤다.
때문에 미안하게도 어느 늙은 시인처럼 술만 취하면 낡은 군가를 부르며
조국의 산하에 뿌려진 혁명전사의 붉은 피 빛이여............................하며
선술집에 앉아 밤낮 혀꼬부러진 소리를 내지르는거와 뭐가 다를까?
암튼 폐일언하고
모든게 다 변하는데도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은
이 넘의 신세와 정치 뿐이니.................................
오늘밤은 이 넘도 올만에 추석 뒤 끝이라고 술이나 진탕 함 먹어볼까?
세상이 뒤집어 질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