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안 철수의 亂

커피앤레인 2011. 9. 7. 14:20

 

그림 / 허 혜영 作

 

40440

 

 

 

안 철수의 亂

 

 

 

난/亂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어지럽다. 어지럽히다.다스리다. 등의

뜻을 내포했다.

요 며칠 안 철수라는 사람이 보인 행태는

그야말로 안 철수의 난/亂이라고 해도 별반 틀린 말은 아니었는데

언필칭 여론 조사를 액면 그대로 다 믿을건 못된다 하더라도

우리네 일반적인 정서를 감안해 볼 때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잣대로서

여론조사만큼 더 정확한 것도 별로 없었다.

 

 

물론 그의 갑작스런 등장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또 다른 한면으로는

한국사회의 정당 정치 구조가 얼마나 허약한가를 다시 한번 반증한 것이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오랜 혐오와 염증이   

민난을 일으킬 만큼 곪고 곪다 터진 것인데

안 철수 난의 진정한 의미는  

이 나라 정치 판도를 완전히 갈아 엎은 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지성적인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정치 모델을 갈망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해서. 지금은 미완의 장으로 끝이 났지만

안 철수 난은 그런대로 이 시대의 정서를 잘 대변한

훌륭한 모노 드라마 였고 흥행면에서도 크게 나무랄데없는

빅이벤트였지만

표로서 한나라당을 응징하자는 그의 주장은

반어법으로 이해하면 아주 높은 식견이었지만

좌파식 선동처럼 누굴 때려잡자 하는 식이라면 

이 회창 전 총재의 말대로 간이 배 밖에 나와도

여간 나온 사람이 아닌지도 모른다.

 

 

아무튼 안 철수의 난은 자지러지고

그  뒤를 박 원순  변호사가 이어  받았는가 본데

왜 우리사회는 정치가가 아니더라도 더 훌륭한 일을

정치권 밖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하나같이 이름이 조금만 나면

너도 나도 정치판에 뛰어들려고 안달을 하는지

그것 참 아리송한 일이었다.

 

 

울 노가다 현장은

이 넘이 제아무리 머리가 뛰어나고 디자인을 잘해도

현장에 가면 목수 할 일이 따로 있고 미쟁이 할 일이 따로 있고

뺑기쟁이 할 일이 따로 있었다.

한데 웃기는건 집수리를 해보면

목수는 목수대로 왠만한 일은 나무로 다 조질려고 안달을 했고

미쟁이는 미쟁이대로 시멘트와 모래로 모든걸 다 버무릴려고

눈알을 부라렸다.

해서

이건 목수가 할 일이고 이건 미쟁이가 할 일이라고 선을

딱 그어 주었는데 

정치는 노가판 보다 더 못한지

너도 나도 정치를 할려고 안달이니

우찌 나라가 제대로 될까?

 

 

하기사 

이 넘의 나라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YS 편에 들거나 DJ 편에 들거나 

아니면 친이나 친박이라야 제 밥그릇이라도 겨우 챙겨먹으니 

언제 국민을 섬기고 언제 국민을 받들수 있으랴.

해서

보다보다 못해 공학도가 난/亂을 일으켰나본데

이게 홍경래 난인지 동학난인지

그건 나도 모르겠고  

 

 

 

아무튼 난이 잦으면 결국은 더 큰 변란이 일어난다던데

울동네 고양이는 제 배만 부르면 맨날 그 짓만 하는지?

오늘 보니 언니도 배가 볼록했고 동생도 배가 볼록했다.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즐거운 한가위 되소서  (0) 2011.09.11
니도 함 나가봐라  (0) 2011.09.08
한결 같지 않은 추를 미워하다  (0) 2011.09.05
전어철이네   (0) 2011.09.03
왠 복?  (0) 201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