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 허 혜영 作
안 철수의 亂
난/亂이란 단어의 사전적 정의는 어지럽다. 어지럽히다.다스리다. 등의
뜻을 내포했다.
요 며칠 안 철수라는 사람이 보인 행태는
그야말로 안 철수의 난/亂이라고 해도 별반 틀린 말은 아니었는데
언필칭 여론 조사를 액면 그대로 다 믿을건 못된다 하더라도
우리네 일반적인 정서를 감안해 볼 때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잘 헤아릴 수 있는 잣대로서
여론조사만큼 더 정확한 것도 별로 없었다.
물론 그의 갑작스런 등장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또 다른 한면으로는
한국사회의 정당 정치 구조가 얼마나 허약한가를 다시 한번 반증한 것이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기성 정치인에 대한 오랜 혐오와 염증이
민난을 일으킬 만큼 곪고 곪다 터진 것인데
안 철수 난의 진정한 의미는
이 나라 정치 판도를 완전히 갈아 엎은 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지성적인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정치 모델을 갈망하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해서. 지금은 미완의 장으로 끝이 났지만
안 철수 난은 그런대로 이 시대의 정서를 잘 대변한
훌륭한 모노 드라마 였고 흥행면에서도 크게 나무랄데없는
빅이벤트였지만
표로서 한나라당을 응징하자는 그의 주장은
반어법으로 이해하면 아주 높은 식견이었지만
좌파식 선동처럼 누굴 때려잡자 하는 식이라면
이 회창 전 총재의 말대로 간이 배 밖에 나와도
여간 나온 사람이 아닌지도 모른다.
아무튼 안 철수의 난은 자지러지고
그 뒤를 박 원순 변호사가 이어 받았는가 본데
왜 우리사회는 정치가가 아니더라도 더 훌륭한 일을
정치권 밖에서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하나같이 이름이 조금만 나면
너도 나도 정치판에 뛰어들려고 안달을 하는지
그것 참 아리송한 일이었다.
울 노가다 현장은
이 넘이 제아무리 머리가 뛰어나고 디자인을 잘해도
현장에 가면 목수 할 일이 따로 있고 미쟁이 할 일이 따로 있고
뺑기쟁이 할 일이 따로 있었다.
한데 웃기는건 집수리를 해보면
목수는 목수대로 왠만한 일은 나무로 다 조질려고 안달을 했고
미쟁이는 미쟁이대로 시멘트와 모래로 모든걸 다 버무릴려고
눈알을 부라렸다.
해서
이건 목수가 할 일이고 이건 미쟁이가 할 일이라고 선을
딱 그어 주었는데
정치는 노가판 보다 더 못한지
너도 나도 정치를 할려고 안달이니
우찌 나라가 제대로 될까?
하기사
이 넘의 나라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YS 편에 들거나 DJ 편에 들거나
아니면 친이나 친박이라야 제 밥그릇이라도 겨우 챙겨먹으니
언제 국민을 섬기고 언제 국민을 받들수 있으랴.
해서
보다보다 못해 공학도가 난/亂을 일으켰나본데
이게 홍경래 난인지 동학난인지
그건 나도 모르겠고
아무튼 난이 잦으면 결국은 더 큰 변란이 일어난다던데
울동네 고양이는 제 배만 부르면 맨날 그 짓만 하는지?
오늘 보니 언니도 배가 볼록했고 동생도 배가 볼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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