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허 혜영作
전어철이네
가을 전어는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고 했는데
아마도 전어를 굽는 냄새에 반해서인가 보다.
한데 전어는 봄 전어보다 가을 전어가 훨 맛이 있다고 했다.
이유인즉 가을전어는 봄 전어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인데
올만에 자갈치 시장에 들린김에 단골 아짐씨한테
요즘 전어 1인분에 얼마냐 물었더니 15,000원 이라고 하였다.
해서
언 뇨자에게 소주에다 전어 회나 한접시하자며 전화를 걸었더니
벨 소리만 요란했지 도통 응답이 무응답이었다.
가스나! 휴대폰은 폼으로 가지고 다니나?
에잇 ! 신발끈이네........................ 하다가
그렇다고 설 앤에게 전화하여 시도 때도 없이 내려오라 할 수도 없고
그나마 가까운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전어회라도 한사라 할까 하고
전화를 했더니 오늘따라 무슨 넘의 회의가 그리 많은지
언 넘은 회의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못 온다 했고
또 한 넘은 저녁에 강의가 있다면서 퇴짜를 놓았다.
해서,
아! 나도 이제 한물 가는가베!
그 좋던 시절
내 없이는 못산다해사면서 목달아 매며 따라 다니던 뇨자도 그리 많더만......................
역시 사람은 잘 나갈 때 인간관리를 잘 해야지
돈 떨어지고 신발 떨어지니
예전에 사귀었던 인간들은 눈치나 실실 보고
새로 사귄 인간들은 지나나나 체면 차린답시고
별로 바쁘지도 않으면 바쁜 척하며 값을 탱겼다.
해서, 더러븐 기분은 빨리 잊자하고
옆집 아가씨를 위하여 꽃집에 들려 언더스타를 한그루 산 다음
예쁜 화분에 옮긴뒤 선물을 했더니
이 뇨자 간밤에 한 숨도 못잤나보다.
이른 아침인데도 벌써 왔다 간 모양인지
원두 커피 한통을 계단 위에 가지런히 놓고 갔는데...............................
옛말에 꿩 아니면 닭이라고 하더만
간밤엔 닭이 아니라 오히려 꿩을 보았나보네.
(역시 사람은 머리회전이 빨라야하는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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