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의뢰받다
마산오동동은 아구찜 집 천지였다.
여기가도 아구찜이고 저기 가도 아구찜이었다.
하지만 여기도 생활전선이 치열한지
국산 아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하였다.
누렇게 벼가 익어가는 이 가을들녘을 만끽하며 난 또 마산으로 내려가며
신께 감사했다.
이 달들어 벌써 세번째 내려가는 길이지만
여행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한 것인데
더더구나 마산에서 제일 유명한 아구찜집을 내 작품으로 대신한다하니
이건 정말 축복 중의 축복이고 행운 중에도 행운이었다.
해서,
오늘은 한옥을 짓는 도목수 두명과 함께 동행하기로 했다.
적어도 30년이상을 이 방면에서 밥을 먹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말귀를 무척 빨리 알아들었다.
굳이 도목수와 함께 현장에 가는 이유는 이 넘이 디자인 한 것을 현장에서 짚어보며 미리 일머리를 잡기 위한 것이었다.
일이란게 원래 제아무리 스케취 상으로는 아름다워도 현장 사정이 있기 때문에 실제 제작에 들어가면 예기치 못한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때문에 사전에 여러정황들을 검토해보고 내가 숙지해야할 것은 뭐며 그들이 숙지해야할 것은 뭔지 그것도 살펴보고 , 그런 후 최종 설계에 반영해서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이 길이 제일 좋은 방법이었다.
도목수 한 명은 울나라 최고의 대목장중 한 사람인 신 응수선생의 제자였고 또 한명은 한옥일만 대대로 대물림한 목수분야 한옥 기능 보유자였다.
하여,마산으로 출발하기전에 삼실에 앉아 이 넘이 스케취한 것을 보여주며
간단하나마 설명을 했더니 첫마듸가 다 지어놓으면 정말 아름답겠다고 사람을
추켜세웠다.
하긴 내가봐도 스케취가 아름다우니 실물이 더 아름다울건 뻔했다.
대체로 공사기간은 30일에서 40일 정도 소요될 것 같아서 아예 보따리를 싸서
그곳에서 묵고 자기로 결정했는데 10월의 마지막밤에 출판기념회를 할려면 20일전에 마지막 원고를 넘겨줘야하는데
설계도 해야하지 마산도 왔다리 갔다리 해야지
진짜 바쁘다 ..........................했더니
요즘따라 가까운 부산 사람들이 무척 서운한가보다.
언제가는데...............................? 하고 못내 섭섭한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해서, 이번주까진 부산에 있다...............
일단 설계가 끝나야하니 그 사이 원고도 넘기고 알아볼 것도 알아보고 뭐 그럴 것 같다 했더니
원래 좋은 일은 한몫에 닥친다나...........................우짠다나?
암튼 이넘도 이제부터 서서히 유명인사(?)가 되어가나본데
미리 싸인 연습이나 해놓을까?
사람팔자 누가 알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