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뉴커런츠

커피앤레인 2011. 10. 6. 19:10

 

그림/ 김 충순作

 

40453

뉴 커런츠

 

 

 

뉴 커런츠/New Currents는 그리 흔하게 쓰이는 단어는 아니었다.

다만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을 수여함으로서 우리에겐

새로운 물결이란 의미로 친근하게 다가왔는데

커런트/Current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형용사로 쓰였을 땐 지금의 /현행의 ..........모 그런 의미이었고

명사로 사용되었을 땐  흐름/ 경향 . .............그런 뜻이었다.

 

 

해서,

뉴커런츠 상을 좀 더 쉽게 말하면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발굴한다는 그런 뜻이겠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 또한 고정관념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해체주의와 거의 맥을 같이 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한데,

더 재미있는 것은 우연한 기회에

한국정치는 뜻밖의 해체주의에 완전히 발가벗겨졌다는 아이러니였다.

언필칭 안철수/박원순의 난이라고 불리는 이 흐름은

사회단체의 뜻밖의 정치참여로 일시적으로 기성정당을 무력화하였는데 

이는 어떤 의미에서 민중구테타였다.

때문에, 이 바람의 향방이 도대체 어디로 향할지

그 누구도 가름하지 못하겠지만  

한가지 명명백백한 것은 한국정치도

 더 이상 예전에 하던 습관 그대로 관습에 머무른다면

반드시 망한다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관료사회에 여전히 물들어 있는 사람들은

아직도 이 도도한 물결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그들은 여전히 아름다운 도시를 가꾸기 위하여

매일 노력한다고 했지만 그들이 하는 일은 언제나

하수구 고치고 멀쩡한 보도 블록을 파헤치고

그리고 새로운 가로등을 세우는 일로 하루 일과가 끝났다.

 

 

해서,

술김에 야! 하드웨어만 자꾸 고치지말고 

소프트웨어를 좀 고쳐라 했더니 관습에 너무 오래동안 젖은 탓인지 

도무지 이 넘의 말을 이해조차 못했다.

이 넘의 말은 끊임없이 획일화만 강요하지말고

다양성과  지역특성과  일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하라는 그런 말이었는데  

소 귀에 경 읽었나?

 

 

암튼 고대 로마가 아름다운건

그들이 도시계획을 잘해서 그런게 아니라 

민초들의 삶의 흔적이 그대로 배여있는 꾸불꾸불하게 생긴 골목길 안의

온갖 풍광 때문이라고 했더니

이미 굳을대로 굳은 머리로는 그런 고급스런 이야기가

무척 난해했나보다.

행님! 골 아프게 그러지말고 마 술이나 먹읍시다하고

방금 맥주잔에 소주을 섞었는데도 또다시 소주한 컵을

덜렁 부었다.

*(그런다고 이 넘이 기죽나?)

 

 

 

 

그건 행정만 그런게 아니라 정치도 그랬다.

 

 

그들은 여전히 경상도와 전라도를 가르고

그리고 강원도와 제주도를 우군으로 삼고

승부처로 수도권과 충청도민의 향방에 따라

대권도 총선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하지만 머잖아 치뤄질 서울시장선거를 통하여 

 여든 야든 이젠 더 이상 전라도나 경상도가 아니라

누가 더 빨리 이 새로운 물결을 심도있게 이해하고

비젼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대권도 총선도 판세가 변할게 뻔한데  

낡은 정치인들은 공부는 안하고 여전히 구민들 눈도장 찍기에만 바빴다.

하지만 건축도 패션도 철학도 문학도 바야흐로 새로운 물결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하듯이 한국 정치도 종교도 언젠가는 이 물결을 거스릴 수 없을텐데

그 때 스님들은 뭘 하시고 목사님은 또 뭘 하실까?

난 그게 참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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