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코타/ 전 혜령作
애보다 배꼽이 더 크네
너무 멋을 부렸나?
목이 훤이 다 드러나는 웃옷을 걸친게 잘못이었던가 보다.
날씨가 조금 쌀쌀한 탓인지 자꾸만 목이 시렸다.
해서, 마산에 간 김에 목도리를 하나 사러 들어갔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여주인이 오늘따라 나오지않아
값을 모른단다.
같은 값이면 조금 질 좋은걸 살려고 했더니만
이 넘이 찾는 색갈은 없고 그나마 눈에 띄는게 보라색 목도리였는데
주인이 없으니 어쩌랴. 그냥 나올 수 밖에.............................
일단 목도리는 뒤로 미루고
현장부터 들려 잠시 천정 상태를 다시 훑어본 다음
오동동/창동/부림시장등등을 쫘악 훑으며 목도리를 찾았지만
역시 마산은 부산보다 모든게 후진 탓인지
그 많은 목도리 중 눈에 띄는 목도리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목덜미는 자꾸 차갑고
오늘은 마산만 가는게 아니라 진주를 들려 전주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 상태론 좀 무리일 것 같아
번화가로 부터 시장통 까지 다시 한번 샅샅이 훑었더니
왠 아줌마가 이 목도리는 어때요 ? 하고 사람을 끌어당겼다.
해서 이것 저것 만져 보았더니
비록 고급은 아니었지만 색갈이나 디자인은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다.
하여,
이거 얼마죠? 하고 물었더니 10,000원이라고 했다.
앵? 보기보다 훨 싼 것 같아 에누리 할 겨를도 없이 목에 척 감았더니
이 아줌마 그새 뿅 가셨나?
진짜 잘 생겼다 ..........................하며 자꾸만 사람을 쳐다봤다.
웃긴다. 내가 잘 생겼다면 이 세상에 못생긴 사람 하나도 없겠다.
차라리 멋있네요 했더라면 앞뒤가 좀 맞았을텐데...........
하기사 빤짝빤짝 새구두에 목도리 까지 걸쳤으니 잘 생겨보인다는 말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리라.....................해사면서 지혼자 자화자찬하다가
진주로 갔더니 석공이 지가 한 작업 부터 구경하라며 갑을가든으로 안내했다.
담장을 자연석으로 쌓았는데 여사 공이든 작품이 아니었다.
진주는 그리 많이 와 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심심찮게 내려갔는데
우찌하여 간다는게
촉석루 아니면 남강 주변만 어슬렁 어슬령 거리다 와서 그런지
아 !이런곳도 있었는데 난 어찌 몰랐지 ? 하며 한참동안 정원 구경을 한 다음
근처 허름한 다방에 앉아 설계도면을 놓고 담장을 어떻게 쌓을 것인지
돌은 뭐가 좋은지 .................해사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다
도면대로 쌓을려면 공기는 얼마나 걸리며 인건비는 어느정도면 되겠느냐 했더니
노상 하는 일인데도 조금은 헷갈리나 보다.
몇번이나 계산을 수정했는데 ...............................
아무튼, 요즘은 전통 한옥 담장 쌓을줄 아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으니 인건비가 꽤 비쌀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돌 값에 비해 석공의 인건비가 많아도 너무 많은 것 같아 깜작 놀랬다.
하지만 어쩌랴...........................
한옥의 멋을 낸다하면서 벽돌만 쌓을줄 아는 벽돌공을 데려다 쓸 수는 없고
암튼 담주 부터 담장부터 시작해봅시다 하고 터미날을 빠져 나왔는데
그새 시간이 또 그리도 많이 갔나보다.
간김에 전주까지 들려 전 혜령씨 작품도 좀 보고
화영씨 얼굴도 보며 셋이서 저녁이나 같이 할까 했더니만
진주서 전주까지 가는데만 꼬박 3시간 이상 걸린다나 우짠다나.
해서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했는데.........................
애고 !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하더니만 진짜 그런갑다.
그나저나 언제 짬을 내서 함 내려가긴 가야 할 것 같은데
원하는 작품이 있으려나? 그게 더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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