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

커피앤레인 2014. 6. 13. 12:46

 

그림/김충순 작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 

 

 

기인이라고 해야하나?천재시인이라고 해야하나?

중광스님 이후 가장 난해한 인물이라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그래도 열세번째 시집을 내었다며

신간서적 한권을 가지고 왔다.

좀은 기특하고 좀은 엉뚱하지만

그래도 맨날 술에 쩌려있는줄 알았더니

시는 쓰나보다.

그리운 예수 보고싶은 부처......................라는

제목부터 범상치 않아 몇장을 훑어보다가

태원아!니는 우째 시도 똑 니 닮았노?했더니

헤헤헤..............해사면서

애심이 집에서 술이나 한잔 하입시더 하더니

오데서 수금을 했는지 만원짜리 몇개를 꺼내보였다.

 

하기사 시집 한권에 이만원도 받고 오만원도 받고 

십만원도 받으니 재주는 뛰어난 놈은 틀림없는데 

언젠가는 배가 고프다며 식은밥이라도 한그릇 달라고 해서 

식은 밥은 무신 식은 밥!

금방 한 밥있다.대신 반찬은 김하고 김치뿐이다!

같이 먹자 했더니 아이고마!

내 한그릇 비우는 사이 세그릇을 다 비워버렸다.

녀석은 비윗살이 좋았다.

형님!내가 이 세상에 먹은 밥중에 오늘 먹은 밥이 

제일 맛있심더....................하기사 니가 고맛에 묵고 살제.

아부라고는 느끼지만 그래도 말이라도 고맙네 .

반찬도 없는데..............

아입니더!그나저나 이 김치 누가 갖다준겁니꺼?

글세?사실은 나도 잘 모른다.

김장 김치라면 다들  한포기씩 준건데

담부턴 이름을 적어놓을게

언 뇨자가 준건지!

 행님은 복도 많심더.

복?복은 몬 복?

내가 늘 하는 기도가 몬지 아나?

하나님!여복을 주지마옵시고 돈복을 좀 주옵소서...................하는데

그 기도는 아직도 안들어주시네.

마가 끼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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