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여인 가을 여인 노란 허공을 단풍잎 손수건마냥 단 거리는 지난 여름을 앗아 가버린 여인의 욕정처럼 밤새 새하얀 파도가 뱀의 허물을 벗겼다. 울음을 그쳐버린 매미는 가을 하늘가득히 이고 고운 옷 고름 풀듯 그렇게 나풀나풀 춤을 추며 여인을 부른다. 아직 허리춤새 어딘가 숨겨둔 연정을 버리지못한 .. 시 2006.09.09
인연 10180 인연 by j. i. woo 어쩌면 우린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사랑이라는 단 두 단어로만 설명할 수없는 세월들이 우릴 저만큼 다른 길로 떼어 놓았는데도 우린 여전히 그 끈을 차마 놓지 못했나봅니다 바람이 불었고 비가 몹씨 쏱아졌습니다 그날밤은 붉은 흑장미 한송이를 건넨 당신의 손마디에도 빗물.. 시 2006.04.08
늪 10049 늪 바알갛게 곰삭아 버린철 계단아래 세월을 먹은 각질이 붉은 립스틱 처럼 욕심을 쌓는다 휑하니 버려두고 떠난 애착들 너머 덕지덕지 달라붙은 흔적들 사이 마다 쓰다버린 양심만큼이나 가증스러운 분노가 녹쓴 못대가리 만큼 밉쌍스럽다 밤새 끓어 올랐는지 가래처럼 달라 붙은 모진 연으로 .. 시 200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