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를 걷는 여자 / 18
written by j.i.woo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디일까?
결국은 죽음도 삶도 종이 한장차이라고 여잔 생각했다.
언젠가 엄마도 뇌리 속에서 서서히 잊어질 겄이다.
물론 한동안은 슬프고 비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참 영리한 동물이었다.
언제까지나 슬픔을 끌어안고 있지는 않았다.
장지를 가면서도 여잔 흙장미 한송이를 애써 품에 앉고 갔다.
당신이 평소에 그토록 사랑했던 장미를 보면 엄마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전부였다.
장지로 가는 길은 꽤나 멀었다.
새벽부터 안개가 몹씨 낀 탓인지 도무지 사방을 분간할 수 없었다.
농무가 심하자 죽은자 보다 산자들이 더 불안해했다.
선도차는 계속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봉분을 세우고 나니 농무는 어디간데 없고 맑고 화사한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그제사 람들은 덕담을 쏱아내었다.
-자식들 앞 길 비춰줄려고 날이 이렇게 좋아졌나보다하고 상주들을 위로했다.
여잔 울지않았다.
'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 위를 걷는 여자 / 20 (0) | 2007.06.20 |
---|---|
길 위를 걷는 여자/19 (0) | 2007.06.17 |
길 위를 걷는 여자 /17 (0) | 2007.06.13 |
길 위를 걷는 여자 / 16 (0) | 2007.06.12 |
길 위를 걷는 여자 / 15 (0) | 2007.06.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