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 길 위를 걷는 여자

길 위를 걷는 여자 / 18

커피앤레인 2007. 6. 14. 13:02

 

 

길 위를 걷는 여자 / 18

written by j.i.woo

 

 

 



삶과 죽음의 경계는 어디일까?

결국은 죽음도 삶도 종이 한장차이라고 여잔 생각했다.

언젠가 엄마도 뇌리 속에서 서서히 잊어질 겄이다.

물론 한동안은 슬프고 비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참 영리한 동물이었다.

언제까지나 슬픔을 끌어안고 있지는 않았다.

장지를 가면서도 여잔 흙장미 한송이를 애써 품에 앉고 갔다.

당신이 평소에 그토록 사랑했던 장미를 보면 엄마도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게 전부였다.

장지로 가는 길은 꽤나 멀었다.

새벽부터 안개가 몹씨 낀 탓인지 도무지 사방을 분간할 수 없었다.

농무가 심하자 죽은자 보다 산자들이 더 불안해했다.

선도차는 계속해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봉분을 세우고 나니 농무는 어디간데 없고 맑고 화사한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그제사 람들은 덕담을 쏱아내었다.

-자식들 앞 길 비춰줄려고 날이 이렇게 좋아졌나보다하고 상주들을 위로했다.

여잔 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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