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매일 그네를 타는 남자

그네를 타는 남자 2

커피앤레인 2008. 5. 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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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를 타는 남자 2

 

 

 

 

 

 

 

남잔 담배갑을 통채로 건네 주었다.

하지만 사낸 끝내 거절하였다.

담배 한개비를 뽑아들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부둣가는 언제나 봐도 음산했다. 

안개가 낀 날은 더더구나 사람을 을씨년스럽게 했다.

휫파람 소리가 들렸고 제법 낮익은 얼굴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잡담을 했다.

연극은 조금전에 끝이 난 모양이었다.

남잔 구석진 곳에 혼자 앉아 방금 헤어진 여자를 기억했다.

여잔 키도 그리 크지 않았고 유방도 별 볼 폼이 없었다.

마치 빨래줄에 걸린 브라쟈처럼 후줄근했다.

하지만 남잔 여자를 아름답다고 추겨세웠다.

여잔 거짓말인줄 빤히 알면서도 좋아라했다.

사랑은 한낮의 태양과 같이 때론 너무 뜨거웠고 때론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치근덕거렸다. 

여자의 몸은 아직은 그런대로 쓸만했다.

욕정의 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은 어느새 본연의 자세로 돌아갔다.

우리가 언제 사랑이나 했나여 ,,,,,,하는 여자의 말 속엔 수많은 언어가 숨어있었다.

하지만 남잔 참 단순했다.

살을 섞는 것만으로도 사랑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여자는 충족될 수 없는 로망을 원했고 남자는 배설할 수 있는 은밀한 장소를 원한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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