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에 내가 처음 지은 작품(?)이다여
작품 좋아하다가 왕창 깨어 졌지만 ...........................
21 / 귀인을 만난다더라
건축에서 젤 중요한 것은 현장 경험인데
이론은 바싹해도 현장 경험이 없는 넘은
이게 떵인지 된장인지 조차 구별이 잘 안되다보니
야시 같은 일꾼들이 고런건 또 우예아는지
저거 초짜네 해사면서
저거끼리 얼렁뚱당 눈속임을 할려고 눈에 불을 켰다.
원래 건축현장이란게
재료비는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결국은 인건비 싸움인데
건설현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인간들은
할 수만 있으면 저거 편한 쪽으로
사람을 몰고 가려고 하기 때문에
잠시만 한눈 팔아도
괜히 안 들여도 될 돈을 엄청 지불해야 할 때가 많았다.
한데 현장 현자도 모를 때에
언 넘이
선배님 존경합니다 해사면서
저거 이종사촌집이니까 잘 좀 지어주이소하고 부탁을 했다.
원래 일이란게 보면 욕심이 나듯이
주문이 들어왔는데도
나 그것 못한다하긴 곤란해서
-야 니가 설비회사 소장인데
아는 현장 소장도 많을 것 아이가
하필이면 와 나한테 맡기노
-아이고
글마들 말 그것 못믿습니더
그래도 선배님이 젤 믿을만 하니까 제가 찾아온 것 아입니까
그러니 좋은 작품 하나 만들어주이소
선배님은 예술가 아입니까
-예술가는 몬 예술가
이 바닥에서 예술할려면 니나 나나 밥 빌어먹는데이
한데 지가 아는 언 넘이 그렸다면서
건축도면을 던져주고 갔는데
아무리 눈 딱고 봐도 이건 아니다 싶어
-야 강소장
이거 한 40%는 뜯어 고쳐야겠는데 우야믄 좋노
-와예
-와는 .....
이 도면대로 지어주면 나야 공기도 줄일 수 있고
돈도 절약이 되겠지만
이 집 주인은 많이 실망할게다.
이게 집이가 창고지
-그라믄 설계변경은 내가 책임질테니까
선배님 감각대로 좀 지어주이소
-그라믄
설계변경은 나중에 니가 확실히 책임져라이
해서 만든 집이 이 집인데
원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건축현장 경험이 전무하다보니
감리는 감리대로 지랄지랄이고
(도면대로 안한다고......)
일꾼들은 일꾼들 대로 지랄 지랄했다.
(까다롭다나 우짠다나...)
암튼 그러던가 말던가
요것들 봐라이
내 가만 두나봐라
문디 같은 것들
지금까지 집을 뭐 떵 구멍으로 지었나
하는 짓거리마다 대충대충
후루꼬로 집을 지을라하노 해사면서
내 딴엔 첫 작품이랍시고 오기를 좀 부렸더니
고급 집도 아닌 일반 가정 집을 지어 주면서
(차라리 고급 집이었으면 돈이라도많이 받제 ..)
알마시카 원목 도어에다가
문살 달린 홍송 창문에다가
동으로 만든 계단 데스리 설치까지 해서
나중엔 그것도 모자라
옥상에다가 설계도에도 없는 다락방까지
하나 떠억 만들어 주었더니
집은 개안아 보이는데
내 호주머니가 엄청스리 펑크가 나 있었다.
아이고 이 일을 우야노
미쳐도 단단히 미쳤제
하지만 우짜랴 이미 엎지러진 물인데
한데 주인이란 작자는 기분이 좋은지
입이 한바가지 처럼 벌려저서
한다는 말이
올초에 토정비결을 봤더니
남방에서 귀인을 만날 운세라더니
그래서 사장님을 만났는 것 같습니다하고
인사를 꾸벅했다.
아이고
귀인도 좋지만 그나저나 내 돈은 우야노.
작품하다가 참말로 내 집 구석 망하겠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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