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 교회
*지금도 영도 태종대 입구에 서 있는 이 건물은 건물설계는 다른 사람이 했지만 인테리어 설계는 내가 직접 해주었다.
20/겨울에도 옷을 벗고 있었네
초겨울 연병장은 참 쓸쓸했다.
뼈대만 세워진체 우두커니 서 있는 교회당 건물이
보기에도 너무 안쓰러워보였다.
지금은 이름이 태종대 교회로 바뀌었지만
당시엔 6339부대 태종대 에덴 교회였다.
누군가 돈 욕심에 공사를 맡았다가
돈이 안되니까
뼈대만 세워주고는 도망을 가버린 모양인데
연대장은 보기보다 체구가 아주 짤달막했다.
하지만 가슴은 상당히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쯤은 아마 별을 달았을게 분명하였다.
군목인 차대위는
자기 고모님이 새벽기도회에 갔다가
어느날 하나님으로 부터 몬 응답을 들었는지
이 교회당을 다 완성해야
비로소 니가 장가를 갈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뼈대만 세워둔체 1년간이나 방치한
이 건물을 꼭 좀 완성해 달라고 신신 당부를 했다.
사실 남이 하다 버린 건물을 맡아 공사를 재개한다는 건
그리 썩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게 내 운명이라면 어쩌랴 ............................
딱 한달 전이던가 .
50줄에 들어서니 이 넘도 철이 들었는지
삼성그룹 이 병철씨를 위해서
삼성석유화학 VIP실을 만들어주고
엘지그룹 구 자학 씨를 위해서도
울산 엘지 공장 쇼룸도 만들어 주었는데
심지어 신앙촌 박태선씨를 위해서
기장 죽성별장대리석 홀도 만들어 주면서
정작 하나님을 위해서는
너무 한게 없는 것 같아
일말의 양심의 가책 같은게 느껴졌던지
이제부터는 교회건물도 지어주겠습니다 .하고
약속 아닌 약속을 했는데
그걸 우예 또 알았던지
하필이면 첫 공사가 군인 교회라니 ..................
(아무래도 내하고 돈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았다.)
사실 그 이전부터
술집하고 교회건물은 아예 디자인을 하지 않았는데
하나님하고 약속을 한 이상
그게 군인교회이던지 개척교회이던지 간에
내가 할 수만 있다면 해야지 하고 길을 나섰는데.
(문제는 나도 술은 간간히 마시지만
술집은 흥청망청하는
그 꼬라지가 보기 싫어서 안했고
교회는 하나님하고
영적인 교제를 하는 곳이지
구태여 건물이 모 그리 중요하노하고 안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것도
내 시근머리 없는 무지의 소치였다. )
(그라면 비 오는 날 신도들은 어디서 기도를 하며
여름 땡볕엔 또 오데서 예배를 드린다 말이고 ?)
해서 공사를 선뜻 맡긴 맡았지만
공사를 재개하려면
적어도 어느정도 공사비는 있어야하는데
공사비가 아직도 1억 3천만원 정도는
더 있어야 건물이 완전히 끝이 나겠는데
당시 군 부대 군목 수중에 갖고 있는 돈이라고는
단돈 2천만원 뿐이니...................
그러나 저러나 일단 그 돈이나마 가지고
예배나 볼 수 있도록 강대상 부터 꾸미자 하고
일을 하던중에
마침 임마누엘 교회 (옛 동삼제일교회)
류 광수 목사님하고 점심을 같이 할 기회가 있어서
대뜸 목사님...... 군 선교 차원에서
교회서 한 3천만원만 지원해 주시죠했더니
그 자리서 두 말도 않고 선뜻 거금을 쾌척해 주셨는데
하나님의 뜻이 있었던지
수영로 교회 정 필도 목사님도
군선교 명목으로 3천만원을 선뜻 보내주어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였는데
그러자 여기저기서 여러 독지가들이
십시일반으로 한푼 두푼 보내줘
그걸로 모든 공사를 마무리 지었는데
2개월여만에
한인건설 김사장하고 완공을 끝내었더니
(김사장은 날 그리로 이끌고 간 장본인 이었다.
그는 동아고등학교를 짓고 난 뒤
젊은 나이에 아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 )
암튼 교회당을 다 완성하고 나니
헌당 예배를 본다고 어느 날 군목이 정중히 초대를 했다.
해서
내가 지은 지은 건물이라
남다른 애착심을 갖고 예배당에 들어섰더니
육군 군종감이 설서 내려왔는지
감사하다며 크다란 돌맹이를 하나주었다.
받아보니 그게 감사패였다.
내 생전 감사패를 받아본 건 이때가 처음이었는데 .......................
정작 감격하여 울었던 사람은 군목이었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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