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몬재미로 사노

커피앤레인 2009. 4.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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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17

몬재미로 사노

 

 

 

 

지금은 뒷전으로 물러났지만

한때는 충무로에서 내노라하고

영화를 찍었던 김 감독님은 미학을 정의하기란 참 어렵데이했다.

그와 나는 연령 차이가 꽤 많았는데

정서만은 누구 못지않게

서로 잘 통하다보니

술만 한잔 거나하면 그는 곧잘 노래를 불렀다.

 

 

그리곤

우사장 일마이거 괜찮은 넘이데이하고 ....................하고

괜히 사람들에게 소개를 했는데

요즘은 그도 다리가 별로 안좋은지 통 보이지 않았다.

 

 

 

자고로 술이란 넘은 참 희안해서

몇번을 같이 먹다보면

대충 저 인간은 어떻고

저 뇨자는 어떻다하는게

 필림처럼 확연하게 드러나다보니

자연히 채 거르듯이 사람을 걸러내었는데...................

 

 

하지만 

옛날부터 정자 좋고 물 좋은 곳이 없다 했듯이

두보의 시라도 한수 읊으면서

술맛을 즐기는 인생이 별로 없다보니

요새는 술을 마셔도 별 재미가 없는데다가

경제마저 어려우니 

꼼생이 짓을 안하던 넘 마저  쫌생이 짓을 하는 바람에 

모처럼 미찌고도 온다하는데

그동안에 일본어나 좀 열심히하자 하고

엉덩이를 깔고 삼실에 앉아 있었더니 

옆집에서 여자 자지러지는 소리가 보통이 아니었다.

 

 

 

원래

뇨자의 웃음소리는

야밤일수록 더 시너지 효과가 있어서 그런지

그 효과음이 대단했는데

허나 막상 그자리에 가보면 그것이 별게 아니었지만

벽 하나를 두고 술집에서 들려오는 소리이다보니

금방이라도 언뇬이 죽는 것 같아서

아이고 오늘밤 또 언뇬 하나 죽는가베 하고

책을 펼처놓아도

이게 책인지 글자인지 도통 눈에 들어오는게 없었다.

 

 

 

해서

하나님

우찌하여 어린양을 이 죄많은 곳으로 이사를 하게 했습니까 하다가

가만히 생각해보니

뿌린대로 거둔다고

니 죄를 니가 알렸다 하는 것 같아

끽 소리도 안하고 그 길로 문을 잠그고 바깥을 나왔더니

마침 주모가

초저녁부터 한잔 거나했는지 오줌을 누러 나왔나보다.

 

 

-어 ? 오빠 오데가는데 ? 하고 반색을 하여

- 야 너무 씨끄러버서 오빠 갈란다

근데 몬 뇨자가 그리도 자지러지노 ..........................했더니

-아이고 오빠야

오빠야는 미인은 무죄라는 것도 모르나

저 녀석들이 이 미모를 가만 안놔두네 해사면서

지혼자 모라모라 헤롱헤롱한 소리를 하더니

화장실로 달려갔다.

 

 

 미인은 무죄라..........................

 

 

하기사

언 뇨잔

뇨자 없는 세상 몬 재미로 사능교 하더니만

이 뇨잔 지가 진짜 미인인줄 착각하는지

밤새 그렇게 떠들고 노는가본데

역시 사람은 팔자를 잘 타고나야 하는갑다.

 

 

(누군 팔자 소관이라하더만

우찌보면 저 팔자도 그리 나쁜 팔자는 아닌갑다이 ...............................

요새는 잘 노는 넘이 돈도 잘 벌고 힘도 세다하더라만 진짜 그런가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