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사는게 장난이 아이다이

커피앤레인 2009. 4. 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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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18

사는게 장난이 아이다이

 

 

 

언젠가 유명선 시인이

사는게 장난이 아니다 -하는 시집을 한권 내었는데

그는 경남에 있는 모 신문사 문화부장으로 재직하다

그만두고 조그마한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중앙동 40계단 근처에 허름한 목로주점을 새로 내었다고 하였다.

한데 그게 생각보다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던지

얼마 지나지않아 홍대 미대를 나온 어느 여인에게 그 집을 넘겼는데

그 역시 별난 재주가 없었던지

몇달이 못되어 문을 닫아버리고 말았다.

 

 

아마도 -사는게 장난이 아니다-하는 시집은

그 즈음에 나왔을건데 

시집을 갖고 있지않아 

여기에 올릴 수는 없지만  

어쨌던 사람의 한평생이 생각보다 그리 평탄하지 않는지

술이 취하면 그는  곧잘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불렀다.

 

 

-말못할 그 사연을 가슴에 안고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아가씨

-그리움에 지쳐서 울다 지쳐서 꽃잎은 발갛게 멍이 들었오 .........................하고 

반쯤 엎어질듯한 자세로 노래를 부르면 

시인의 가슴에 남겨진 숱한 한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저럴까하고

저절로 감정이 이입되어

때때로 이 넘의 가심을 뭉클하게 했는데 ...................................

 

 

얼마전엔 소위 우리사회에서 

잘 나간다는 SKY대학 출신 중의 한사람인 서사장이

사업이 망했는지  아내는 아내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뿔뿔이 흝어졌다며 그 비오는 밤에 남의 여인의 집을

1시간이상 두드리며 소란을 피우다 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하였다.

 

 

한데 조선은 그나마 호경기니 괜찮겠지 했더니만

그것도 빅쓰리니 빅포만 괜찮지 

군소 선박회사는 하루앞을 내다보기 조차 힘이 드는지

선박회사 이사장은

한동안 어음을 막느라 정신이 없다고 하더니만

지도 한계선상에 왔는지

어느날은 지혼자 바닷가에 앉아 시름을 달래더니만

요새는 마음을 많이 비웠는지 주말이면 꼭꼭 가까운 근교산을 오른다며

저녁에 얼굴이나 함봅시다 하며 산으로 어슬렁 어슬렁 올라갔다

 

 

경기가 그나마 조금 나아보이긴 하지만

아직도 피부에 와닿으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한지 누구는

내가 모할려고 그토록 젊은날에 공부를 했는지 모르겠다 하면서

차라리 길거리에서 일찌감치 도장을 파던지  

아니면 언 넘처럼 단순노동이라도 했으면

지금쯤 밥은 안먹었겠나 하고 한탄을해서

야 그것도 쉬운게 아이다이 

공부 못한 넘은 공부 못한대로 한이 많고  

먹물이 든 넘은 먹물이 든대로 한이 많은게 인생이다 했더니

그것도 그렇겠제 했는데

 

난데없이

여 목사님께서 요즘 개척교회가 잘 안되는지

오데 일할 자리 하나 없오 하고 전화를 때렸다.

 

 

하여

파트타임이라도 뛸 수 있는 곳을 한군데 알아봐드릴까요하고

이넘이 아는 샾에다 소개를 해주었더니

이 아짐씨가 지 걱정은 안하고

오데 노가다 할 때 또 없오하고  물었다.

-왜요 ?

-아 부탁할 사람이 있어서

-글세....

우린 아직 일이 안잡혀서 당장 필요한 인력은 없는데 .........

다른덴 일단 함 알아 봐야하겠지만

과연 초짜를 쓸지 그건 나도 모르겠네요 했더니

꼭 좀 알아 봐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해서 아이고 목사님

목사님 일이나 열심히 하이소

지금 남의 일 걱정하게 생겼습니꺼 하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말했다간 남의 가심에 두고두고 상처를 줄것 같아

암튼 내 어디 함 알아볼게여................하고 돌려보냈지만

서로 시간이 안맞아 차도 한잔 대접못하고 돌려보낸게

저녁내내 마음에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