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아침에 쓰는 일기 / 죽을뻘끼다

커피앤레인 2009. 4. 20. 11:07

 

 *요며칠 올리는 꽃 사진은 구정맥 산악회 회원인 주산 똑순이님 작품이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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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4/20

죽을뻘끼다 

 

 

 

 

얼마전부터 오른쪽 어깨가 조금씩 쑤셨다.

오십견은 아닌 것 같은데 딱히 뭐라고 아픈데가 없었는데

팔을 쓰면 간간히 뭔가 거북했다.

해서 그러다가 설마 개안겠지 했는데

아 이게 장난이 아닌지 토욜밤부터

니 한번 고생 좀 해봐라하는 식으로

팔이 욱씬거리더니 급기야는 열도 나면서

어깨쭉지가 바늘로 쑤시듯이 아팠다.

 

해서 만사가 다 귀찮아서 토욜오후 부터

침대에 누워있었더니

왼쪽으로 돌아눕는건 괜찮은데

오른쪽을 돌아 누우려면 마치 중풍에 걸린 사람처럼

팔에 힘도 없거니와 어깨가 아파서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찮아도 요새 사는게 다들 사는것 같잖아서

뭔 재미로 사노하고

회의반 용기반으로 이 넘도 겨우 버티고 있는데

몸까지 아프니

큰 병에 걸렸다면서 전전긍긍하는 사람의 심정을

그제사 조금은 알 것 같았다.

 

 

하여

하나님요 와 이리도 아픕니꺼

이것 좀 고쳐 주면 안되겠심니꺼 하고

기도를 딥다했더니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일요일 저녁무렵 부터는 이상하리만치

팔이 덜 아프고

아픈부위도 오십견 쪽이 아니라

어깨 견장 바로 위란게 확연하게 드러났는데

해서 시험삼아 그쪽을 살짝 눌러봤더니

역시 아픈 곳은 다른데 있었다.

 

 

해서 여기가 왜 아프지 하고

생각을 더듬어봤더니  언젠가 언 넘하고

니가 잘났니 내가 잘났니 하며 싱강이를 하다가

그 어디멘가 부딪친게 이제사 나타난 모양이었다.

(애고 나이 먹는 건 생각도 안하고

항상 마음만 젊어가지고 ..........................)

 

 

한데

고통이 어느정도 사라지자

운동도 할겸 저녁무렵 산책이나 좀 할까하고 집을 나섰더니

오사카 아짐씨가 카레 우동을 끓여놓았으니

먹으러 오라고 했다.

해서 바람을 좀 쐰 다음 먹을게요 하고

공원을 한바퀴 도는데  

70은 족히 넘은 할매가 성이 어디까지 났는지

허멀겋게 생긴 영감을 보고 대뜸

죽을뻘 끼다

내 오늘밤에 안죽능가 봐라 해사면서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보아하니 할배가 언 늙수룩한 뇨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 모양인데

처음엔 한잔만 마시자 한게

언 늙은 뇨자와 필이 꽂쳤는지 소주 한병을 혼자서 다 마신 모양이었다.

그러니 할매가 질투가 났나본데

-니 소주한병 다 마셨제

-모한다고 그리 오래 있었노

-그리좋더나 해사면서

모라모라 욕을 해댔다.

 

 

한데  

영감은 지은 죄가 있다보니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도 못떼고

마 그만 가자 하고 저만치 혼자 가버렸는데

할매는 얼마나 보골이 났던지

내 죽을삘끼다 해사면서 계속해서 고함을 질러대었다.

 

 

(아이고 요자는 70에도 질투가 있는가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