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침이 즐거운 것은 분주하기 때문이었다.
분주하다는 것은 살아있는 자들의 특권이기도 하고
건강한 자들의 행복이었지만
사람들은 이른 아침의 신선함과 행복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하긴 다들 고민이 너무 많기 때문이겠지만
실은 그 대부분의 고민은 전혀 아무 것도 아니던가
아니면 지레 겁을 먹고 혼자서 끙끙앓고 턱없이 걱정하는 것들이 더 많을 줄도 모른다.
하지만 예수님은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라
한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고 했는데
살아보면 이 말 보다 더 현명한 말도 그리 많지 않았다.
어젠 일주일만에 산행에 올랐다.
산행이라해봐야 늘상 근교산에 불과하였지만
그래도 약수도 담아오고 때때로 아는 사람들도 만나고
때론 커피 한잔에 삶은 옥수수 먹는 즐거움도 꽤나 솔솔했다.
난데없이 문씨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문씨는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가 들어왔다고 했다.
/어딘데?
/해운대요
/해운대? 꽤 멋진 곳이네
/지은지가 꽤 오래되었는데 같이 가실래요?
/왜?
/도움이 좀 필요할 것 같아서요
/그래 ?
고청장이 올만에 창길이 하고 같이왔다.
물론 사진작가인 신규도 오고 .
신규는 요즘 산복도로 르네상스라는 과제에
몰입되어있다고 하였다.
/야. 산복도로 르네상스란 개념이 도대체 몬 말이야?
/산복도로가 어짜고 저짜고 ........................해사면서 신규는 한참동안 설명을 하였다.
한데 별 알맹이가 없자
성질 급한 창길이가 드디어 끼어들었다.
창길이는 직업이 직업인지라 지가 모 구청 기획관리 실장이다 보니
야 그건 내 분야야 ...............................하는 투로 한참동안 연설을 했다.
/봐라봐라. 창길아.
/네.형님
/아우의 말도 좀 경청해줘라
좋은 제안이면 니가 받아주고 아니면
그건 이런거다하고 가르쳐주면 되지
젊은 친구가 뭔가 달동네를 위하여 좀 해보려고 하는데
니가 말도 하기전에 초부터 치면
저 아우가 얼마나 실망하겠노
/알았습니다 형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도대체 산복도로 르네상스가 뭐야?
/산복도로가 어짜고 저짜고..................해사면서 또 다시 장황하게 설명을 하자
창길이가
/그게 오데야? 하고 또 끼어들었다.
/오데긴 오데라..................너거 관내라 안하나.
/우리 관내? 그럼 내 한테 와서 이야기 해야지
/문디자슥아. 니가 하도 높으니까 감히 찾아가지는 못하고
이런 자리에서라도 만났으니 행님들 빽 믿고
절마가 씨부렁거리는 것 아이가
/아 그렇나. 행님아
/암튼 열심히 해봐라.
한데 개념은 좀 더 명쾌하게 정리를 해야겠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그래 무슨 일을 하던지
산다는건 즐거운 일이다.
돈이되던지 아니되던지 간에
산자는 움직여야한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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