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영作
사람이 좋다
사람과 사람사이가 즐거운 것은
뭔지 모르지만 정서가 통하거나 의식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술집엔 워낙 개나 소나 다 오기 때문에
때론 긴장 아닌 긴장을 유발할 때가 있었다.
간밤에 온 땡중은 지가 성철스님의 상좌로 있었다는데
이 넘이 보기엔 상좌는 고사하고
세숫물 심부름도 못할 그런 위인이었다.
해서 몇마듸 씨부렁거렸더니
꼬래 배알은 있는지
지도 색즉시공 공즉시색 해사면서
지 나름대로 염불 아닌 염불을 했다..........................
하여,
/봐라, 이 땡중아 니가 스님이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다.
만약에 스님이 되었더라면 산문이 꽤 골치 아팠을 텐데.................
/해서 내가 않그랬오
절이 싫어 뛰쳐 나왔다고.
/자알 했습니다. 충성
오늘 오전엔 난데없이 인곤이가 찾아왔다.
그는 사회체육 마라톤 분과 회장인지 뭔가하는 감투를 맡았는데
꽤나 바쁜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감투라고 일이 잘 안풀리는지 우거지 상을 해서
/와? 무슨 고민이라도 있나 ? 고민이 있으면
내한테 말해봐라 내가 알아서 처리해줄께 ......했더니
그제사 이런 저런 고민을 털어 놓았다.
해서
/알았다. 담주 까지 2개 지부 조직책을 내가 다 만들어줄게.
그럼 됐나?
/니 진짜로 하는 말 맡제?
/문디자슥아이가....... 니는 늘 속고만 살았나?
이 행님이 해 준다면 그렇게 해주는 줄 알아라
요 맹추야 !
/니가 정말 이 두가지만 다 해결해주면 내 평생 니를 큰 행님으로 모실게
/짜슥 말 버릇봐라.....................행님이면 행님이지 니가 또 모꼬?
/그건 그렇고 친구야!암튼 부탁한데이
/알았다. 제발 같은 말을 두번하지 마라
오사까 아짐씨는 아침부터 전기불이 나갔다고 또 방방 뛰었다.
/왜 전기가 나갔는데?.....................엊그저께 전선 올 수리했잖아요 그런데 왜 전기가 나갔지 거 참 이상하네 .....하고 전선을 다시 꼼꼼히 훑어 봤더니 전선에 이상이 있는게 아니라 전등이 이미 그 수명을 다한지 오래였다.
해서 등을 사다가 새롭게 달아 주었더니
박사장이 맥가이버 아자씨...............................라며
언제 저거 빌딩 리모델링을 할텐데 그것 좀 책임지고 맡아 달라고
정중히 부탁을 했다.
해서 옛말에 또랑치고 가제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남에게 봉사를 했더니 좋은 일이 자꾸 생기는가보다.
한데 오후에 단골식당엘 갔더니 언 할매가 자기 집을 올 수리해야하는데
믿을 사람이 없다며
찬바람이 나면 시작하자고 미리 구상이나 해두란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 때가 .............................
살다살다 별일도 다 있다 하더라만
굼뱅이도 구불 재주가 있다고
올핸 한여름도 다 지나가기 전에 가을 수주 부터 먼저 받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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