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코타/전 혜령 作
막걸리가 더 독한가베
최지점장은 사무실 이전을 무사히 마쳤나보다.
본사 사장이 입이 싱글벙글하며 서울로 올라갔다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수고했다
신규는 며칠전 찍은 사진이라며
/형 이것 함 봐
/아니! 내 노래잖아
야 !니 언제 이걸 찍었노
/형이 노래할 때 찍었잖아.
/그래? 그런데 스마트폰이 이런거가?
이건 완전히 영화잖아
/영화로 편집해도 괜찮겠지?
/진짜 독립영화 한편 보는 것 같은데.................
그나저나 내가 이 노래는 잘 안부르는 노래인데
용캐도 잘 잡았네
/우리 와이프 하고 아이들까지 형의 노래듣고
이젠 완전히 형 팬이 되었다.
해당화 피고지는.................섬 마을에 해사면서
내 18번은 원래 울어라 열풍아 아니면
긴머리 소녀/ 숨어우는 바람소리인데
섬 마을 선생은 정말 오래간만에 불러본 노래라서 그런지
감정이 조금은 덜 묻어났다.
하지만 선술집에서 젓가락 두드리며 부르기엔
목소리 좋고 박자 정확하고 거기다 부르는 폼 또한
일품이었다.
해서 산복도로 아이들과 연계하여
독립 영화화해도 꽤 재미있겠다 하며
몇 넘이 열변을 토하다보니 막걸리가 남아남지가 않았다.
한데 뒤늦게 고청장과 창길이와 정교수와 연희까지 합세하여
노래를 부르는 통에 사람이 술을 먹었는지
술이 술을 먹었는지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발가벗은 채로 그렇게 자고있었다.
그런데 참 신기한건
그래도 문은 꽁꽁 걸어 잠갔고
옷도 제자리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는데
그나저나 집엔 어떻게 돌아왔지? 그게 너무 궁금했다.
진짜, 막걸리 독한가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