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선경作
듣고 싶은 단 한마디는
서분이는 오늘따라 많이 취했나보다.
그는 연방 우사장하고 불렀다.
/고맙심더이.
/나 또 도와줄거죠? 하고 아까부터 혀꼬부라진 소릴 계속했다.
/나 그땐 많이 어려웠습니다.
처음엔 우사장 원망도 더러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진짜 고맙데예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오늘날 여기까지 어떻게 왔겠습니까
가게는 팔았고 권리금도 그런대로 받았습니다.
또 새로 시작할겁니다.
새로 가게 얻으면 그때도 인테리어 해줄거죠.
내가 새로 들어오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 가게 부산에서 알아주는 최고의 디자이너가 했다고 말입니다.
나 우사장 선전 많이 했심더
/암튼 수고 했오.
이 바닥엔 정말 왕초보인데 그나마 6년을 버틴 걸 보면 진짜 대단하오.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그런데 다른 건 다 잘되었는데 부엌 환기가 잘 않되어서 그게 좀 애를 먹였심더
/그건 내가 안했잖아요.
/그럼 우사장이 안하고 누가 했습니까
/주방 설비와 기구는 직접 시공하겠다고 공사비에서 빼라 했잖아요
/아 ! 우리가 했심니꺼
그럼 미안하고요
서분이는 내 하청회사 사장 마눌이었다.
처음에는 남의 집에서 일꾼으로 일하다가 신뢰를 얻자
신랑이 설비회사를 직접 차렸는데 얼마나 승승장구 했던지
나중엔 나보다 외형거래액이 더 많았다.
물론 주식회사를 설립해봐야 우린 일의 성격상 득보다 실이 더 많았지만
그들은 법인이 훨 유리했다.
그러다 보니 공사 수주물량도 많았고 수주 물량이 많다보니
자연히 일꾼들을 계속해서 충원할 수밖에 없었는데
원래 밥 먹는 식구가 분에 넘치게 많으면 사장은
거의 쉴 시간이 없었다.
끊임없이 수주를 해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맡은 일을 원활하게 수행하려면
일꾼들 관리하랴 자금관리하랴 그야말로 몸이 열개라도 모자랐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양질의 공사도 따게 되고 악질적인 공사도 멋모르고 맡게 되었는데 그게 실패의 지름길이었다.
해서 , 빛좋은 개살구 처럼
조폭이 연계된 일을 맡았나본데 원래 그 친구들은 폼생폼사에 사는 인간들이다보니 언변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하여, 새치 혀에 말린 나머지 엄청난 물량과 일꾼들을
뒤도 안보고 쏱아부었지만
내일 준다던 계약금은 물론이고 중도금 조차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될 때 까지
전혀 나오질 않자
결국 회사는 부도가 나고 말았는데
얼마나 계약을 허술하게 했던지 법원에가서도 패소했다나 우쨌다나.
암튼 30년 가까이 피땀흘려 이룬 공든 탑이 하루아침 와르르 무너지자
미국유학간 아들은 눈물을 머금고 돌아와야하고
남자는 남자대로 여자는 여자대로 이리저리 허둥대다
결국은 가정조차 풍지박산이 나 버렸는데.........................
그 때 도음을 청한게 서분이와의 첫 인연이었다.
물론 당시는 찬밥 더운밥을 가릴 형편이 못되다 보니
지도 지 나름대로 여러가지 고민이 많았겠지만
나도 저거 남편과의 오랜 인연을 외면할 수 없어
내가 해줄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모든 걸 다 해주었는데
섭하게도 되돌아온 것은
전혀 감사하는 빛이 아니었다.
해서, 에잇 더러븐 인간들!
내가 다시 니거들을 보면 사람이 아니다 ..................하고
침을 탁 뱉았는데
옛말에 이 우물 물 다시는 안먹는다하고 침을 뱉고나면
반드시 다시 온다고 하더니
어제따라 법대학장인 전교수가 원고를 마감했다며 간단히 맥주나 한잔하자고 해서 강나루로 갔더니 그게 사달이었던가보다.
요 야시같은 인간이 어떻게 그 시간에 그리로 지나갔을까 .
왠 떡대 같은 넘하고 같이 가길래 아이고 잘되었다하고 간단히 목례만 하고 보내었는데
그새 그 떡대 같은 넘을 어디로 보내었나보다.
술이 쪼매 취했는지
/오늘밤은 내가 술한잔 살게요.....................하며
기어이 밖으로 나가자고 해서
밉던 곱던 여자가 남의 남정네 손을 잡고 끌어당기는데
명색이 사내 대장부가 꼴잡하게
니하고 다시는 안논다 않했나 하고 화를 내기도 그렇고 해서 용이집으로 갔더니
비로소
/고맙심더
/이제부터 사부로 깍듯이 모시겠심더
/마음 푸이소.
/속을 털어 놓고 나니 이제사 가슴이 탁 트이네 해사면서
소주병을 몇병이나 비웠는지..............................
(그래,성경에 참는 자가 복이 있다하더라만.이왕지사 이렇게 된 것 참고 또 참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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