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유 선경作
대절 택시를 타고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은 역시 행복한 일이었다.
목여사는 권시인이 젊잖은 신사 한분을 모시고 왔다고
얼른 내려오라고 했다.
술집 출입시간으론 좀 이른시각이라
누구지......................하고 애써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강나루에 들어섰더니 생전 처음 본 사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인사를 꾸벅했다.
사내는 이목구비가 뚜렸했을뿐만 아니라 기골이 제법 장대했다.
명함을 보니 그의 이력이 꽤나 화려했다.
청와대에도 있었고 회장이라는 직함만도 여러개 되었는데
주수입원은 OIL관계 일이었다.
한데 꽤 큰 돈을 벌었는지 해운대 신시가지에도 이렇다할 아파트가 있었고 인천에도 아파트가 있었다..
본사가 인천 계양구 계산동에 있기 때문에 자주 설과 인천을 들락날락한다며
언제 소주나 한잔 하자고 했는데 계산동은 호텔 관계 일로 나도 술 먹으러 자주 가던 곳이었다.
거기엔 이종환의 쉘부르도 있었고 아리비안 나이트도 있었고 현주의 카페도 있었다.
요즘따라 고청장은 노래에 꽤 재미를 붙였나보다.
틈만 나면 노사연의 님 그림자를 곧잘 불렀다.
어느정도 기분이 업 되었는지 행님도 노래 한곡하소 ..................하고
소주병에 숟가락을 꽃은 채 마이크를 넘겨 주었다.
정여사는 오늘따라 기분이 무척 좋나보다. 자주 엉덩이를 흔들어 대었다.
강나루는 보통 여자보다 남자가 훨 많은데 오늘은 반대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많았다.
해서 흥도 배가 되었는데......................
이런 자리에 이 넘이 기죽으면 그건 사내가 아니었다.
하여,
계절이 계절인지라 이 정옥의 숨어우는 바람소리....................와
이 수인 선생의 고향의 노래 두 곡을 땡겼더니
젊은 아짐씨들이 와! 내 취향이다하며
너도 나도 자기 옆에 좀 앉으라며 자리를 권했다.
하지만 술은 술이고 노래는 노래였다.
오동동 아짐씨는 노래를 부르면서도 내일 스케쥴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내일은 이미 다른 일로 일정이 잡혀있어서 다른 약속을 할 수 없습니다 했더니
그럼 오늘밤............마! 마산에 한번 잠시 갔다오면 어떻겠냐고 제의를 했다.
/이 시각에요 ....................................?
지금 밤 1시인데.
/밤 1시면 어떻습니까? 돈은 내가 낼테니 택시 대절합시다.
/택시 대절?
부산에서 마산 오동동 까지 택시 대절비가 얼마나 나올까?
기사 두명에게 물었더니 100,000원이면 가겠다고 했다.
해서 남자 한명에 여자 세명을 대동하고 현장을 잠시 둘러보기로 하고
차를 고속도로에 올렸는데
밤이던지 낮이던지 여행은 역시 잼있었다.
비록 주위가 깜깜하여 세세한 것은 다 볼 수 없었지만 일단 디자인 컨샙이 잘못 되었으니 공사를 이 시점부터 중단하고
디자인이 완성되었을 때 다시 만나자 하고 부산으로 돌아오니
시계가 무려 새벽 4시를 더 지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예술이라는게 얼마나 재미가 있는지....................
밤도 낮도 모르고 이렇게 훨훨 날아다닐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인생은 즐거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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