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이별은 가을이 더 아름답다

커피앤레인 2011. 10. 20. 10:08

 

 서 혜연作 푸른 새-1

 

40458

이별은 가을이 더 아름답다

 

 

 

 

심란해서일까?

누군가 오늘 밤은 술을 실컷 마시고 싶다고 했다.

평소에 그렇게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 술을 마시고 싶어 할 땐

분명 마음의 변화가 생긴게 틀림없었다.

해서, 난 술을 샀고

여잔 맥주 세병을 비우고서야 비로소 일어섰다.

 

 

강나루엔 초저녁 부터 술판이 벌어졌나보다.

MBC에 근무한 영수가 올만에 찾아온 탓이겠지만

다들 가을이라 그런걸까?

오화백이 어디 가느냐며 끝내 팔소매를 끌어당겼다.

다음주 부터 한달여 동안 마산에서 살아야 한다하니

그녀 역시 마음이 허전한가보다.

 

 

하긴, 젊은 날엔 구우르몽의 시를 읊으며

시몽,그대는 아는가 낙엽밟는 소리를 ,,,,,,,,,,,,,,,,,,,,,해사면서

제법 폼을 쟀는데

어찌보면 구우르몽의 낙엽은 낙엽이 아니라 

우리네 인생같기도 했다.

 

 

해서, 가을만 오면 항상 그랬나.

오여사는 꽃보다 단풍이 아름답다고....................읊조렸다.

늙는다는게 싫은건 아니겠지.

하기사 때론 꽃보다 단풍이 더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원래 연륜이란 그렇게 마구 내팽겨칠 수 있는건 아니니까.

그래서 이 넘은 고가구,고건축을 더 좋아하는 걸까.

시간만 나면 카메라 한대만 달랑 울러매고 고가(古家)를 찾아 나섰다.

 

오늘은 아무래도 디테일한 부분을 다시 정리하고

일꾼들 사정도 좀 알아봐야겠다.

한동안 일이 뜸했기 때문에 석공도 /목수도/ 기와공도 그동안

어디서 뭘 먹고 살았는지 알아야 작업일정을 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술에 취한 여인네를 혼자 그냥 보내기가 뭣해

택시를 타고 집까지 바래다 준 다음 다시 책상머리에 앉아

낮에 그리던 전기 도면을 다시 훑어보았다.

몇 라인으로 묶어야 할지 ? 조도는 또 충분한지 .........................하고 잠시 고민을 하다 그냥 잠이 들었나보다.

출근하는 여인네들의 낮익은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곧 일기를 끝내면 자재상을 한바퀴 돌아보며

자연석을 어디서 구할수 있는지 알아봐야겠다.

목수도 또 누굴 데리고 가야할지? 그것도 고민이었다.

집 형태는 분명 한옥 스타일인데

실내장식은 실내장식 목수가 해야 손도 재빠르고 모양새도 났다.

하지만 입구 지붕과 처마와 부연과 서까래는 고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대목이 해야 제 멋을 낼수 있는데 .............................

규모가 그리 크지 않으니 과연 대목이 올려고 할지 그게 또 고민이었다.

하나, 가을이 아름다우니 뭔 일인들 못하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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