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김 충순作
사는게 재밌네
누군 사는게 별거있더냐 하더라만
이 넘은 살면 살수록 더 재미있는게 인생이었다.
그건 여자도 비슷했다.
젊었을땐 저 여자 없으면 죽을 것 같더니만
나이가 드니 여기도 여자 저기도 여자였다.
그렇다고 그게 다 내 여자는 아니었다.
마음을 비우고 나니 굳이 내여자에 대한 애착이 덜할 뿐이었다.
돈도 그랬다.
어떤 여잔 입만 떼면 돈/돈하고 돌아다녔지만
난 돈이 그렇게 필요없어요 하고 욕심을 버리고나니
여기도 오세요 저기도 오세요 하고 서로 돈을 못줘서
안달이었다.
한데 난 정말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가 없었다.
해서 돈이 생기면 작가들 그림도 사주고
조각품도 사 주었는데.................
이 넘이 작품을 한 두점 사는 이유는
작가들은 자존심만 강했지 돈버는데는 맹돌이 맹순이였기 때문에
우짜다가 돈푼이나 생기면
그 알량한(?) 자존심을 서로 공유할려고 그럴 뿐이었다.
어젠 비도 왔지만 일요일이라 현장이 쉬었다.
해서 모처럼 홀가분 기분으로 전주로 내려갔는데
전주로 내려간 이유는 고신당(古新堂) 한옥 신축건도 있고
이 넘이 도와줘야 할 일도 조금 있어서 의논도 하고 조언도 할겸
내려간 것인데 내려간 김에
전통 문살문을 만드는 사람도 만날 수 있어 일석이조이었다.
하지만 미팅이야 별게 없으니까 간단하게 끝이 났는데
정작 즐거운건 남자 셋이 모이니
고즈넉한 정원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시간 가는줄 몰라했다.
한데 고신당 주인장은 노가다 얘기가 꽤나 재미가 있나보다.
귀를 쫑긋했다.
하지만 은행 잎이 그렇게 아름답게 나뒹구는 밤
교동 한옥마을을 뒤로하고 나는 또 부랴부랴 길을 나서야했다.
막차라도 타야 마산으로 도로 올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길을 나섰는데
이미 마산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5시경에 다 떨어졌다.
오늘 중으로 마산으로 가는 길은
밤 10시 20분경에 부산으로 떠나는 버스를 타던가
아니면 7시 50분경에 대구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한데 부산으로 떠나는 버스를 타면
하루밤 자고 내일 아침 첫차를 타고 다시 마산으로
내려와야 했다.
때문에 이왕지사 길을 떠난 몸 조금 늦더라도
대구를 들려 KTX를 타고 마산으로 오는게
시간상 훨 편리했다.
해서 밤새 고속도로를 타고 대구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마산으로 내려오니 새벽 1시가 훨 넘었지만
사는건 움직이는 것이고
움직이다보면 사람은 더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느끼고 사랑도 했다.
해서 난 버스에서 처음 만난 베트남 여자 미쓰 탐에게
산청 휴게실에서 커피를 사주었는데...........
웃기는건 전주 시외버스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며 명함을 건네주었더니
전화를 하면 사모님이 화낸다나 우짠다나.........................
아이고! 여자란 베트남이나 한국이나 다 똑 같은갑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일도 있고 저런 일도 있게 마련인데
우찌 불륜만 생각하지? 내 원 참........별 꼴이 다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