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서 혜연作
새벽 목욕탕
대체로 3시30분에서 4시 30분이면 잠이 깼다.
잠을 깨면 잠시 기도를 했고 그리고 하루 일과부터 챙겼다.
특별히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나 미리 준비해야할 것이 있으면
머리 속에 특별히 입력을 했다.
그런대로 기억력 하나는 아직도 쓸만한지 좀처럼 잊어버리지는 않았다.
행여, 빠트린 것이 있으면 두번 세번 확인하여
내 머리 속에서 세팅될 때 까지 또 확인하고 또 확인을했다.
마눌은 올만에 친정나들이를 하려는지
저녁을 사달라고 했다.
난 저녁만 아니라 빽도 하나 사주겠다고 선심을 썼다.
다행인것은 마눌은 유독 빽을 좋아했지만 한번도 명품가방 타령은 하지 않았다.
내가 마눌을 좋아하는 것은 바로 그런점 때문이었다.
푼수를 아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진짜 웃기는건 마눌은 오기도 전에
옷은 뭘 입고 다니느냐? 머리는 깎았느냐? 하고 세세하게 물었다.
그러면 나는 예의 그 허풍을 또 떨어야했다.
마산뇨자들 완전히 접수했다고.................
한데 일에 너무 몰두한 탓일까?
며칠전부터 등이 조금 아팠다. 해서 일어나자마자 목욕탕엘 간건데
새벽녁 목욕탕은 그야말로 진풍경 그자체였다.
창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거시기를 덜렁덜렁 달고 다니면서
지혼자 뺑뺑이를 도는 사람도 있고
누군 내 물건 좀 보소 하며 벌렁 드러 누워 잠을 잤다.
하지만 난 아랑곳없이 나의 목욕습관대로
간단히 샤워를 끝내고는 온탕 /냉탕/열탕/냉탕/열탕/냉탕............하는 순서를 반복한 다음 다시 샤워로 간단히 끝을 내었다.
때문에 길어야 30분이면 모든 과정이 다 끝이 났다.
아직 목재는 올라 오지 않았지만 설비수정도 마무리했고 비계작업도
끝이났다.
물론 김목수가 온탓도 있겠지만 비계작업은 처음 우려와 달리 쉽게 끝이 났고
전주로 내려갈 일꾼도 세팅을 마쳐서 그런지 오늘따라 기분이 무척 상쾌했다.
설마 마눌 온다고 목욕제계를 한 탓만은 아니겠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