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이수인 가곡의 밤

커피앤레인 2011. 11. 9. 07:21

 

그림/ 안 정란 作

 

40467

이수인 가곡의 밤

 

 

 

 

일이 술술 풀리려면 아구가 딱딱 들어 맞아야 했다.

해서 , 그런지 날씨도 늦가을 답지 않게 따뜻했고

비도 일이 다 끝난 후에야 한방울 두방울 떨어뜨렸다.

이제 외부 윤곽선은 거의 다 드러났고

일의 순서를 따라 내부도 조금씩 진전을 보였다.

이미 전기 배선은 다 끝냈고

담장 쌓는 일도 오늘 오후면 거의 마무리가 될게 뻔했다.

 

 

기와를 얹기 위한 외부 프레임작업 역시 오늘 내일이면

마무리가 될텐데......................

해서 오늘은 설비기사와 소방기사를 불렀다.

설비와 소방 배관,배선 작업이 끝나면

곧 목수팀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미리 목재 발주를 끝내야했다.

 

 

 

이제 조금씩 조금씩 외부 윤곽선이 드러나자

이웃사람들이 저마다 한마듸씩 했다.

처음엔 언 넘이 그렇게 잘하노?하고

시비 비슷하듯이 지켜보다가

어느 정도 느낌이 오자 이젠 도리어 뭔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며

그들이 더 흥분을 했다.

해서, 난 가능한 이것저것을 설명하며 그들의 이해를 도왔고

일꾼들도 덩달아 자기 일에 긍지를 느끼는지 기분이 좋다며 술잔을 내밀었다. 

 

 

어시장 옆 성미(成味) 천여사는 두번째 CD 녹음을 방금 끝냈다며

예전에 녹음한 1집을 한개 주었다.

7년전에 녹음한 것이라는데 음색이 여간 아름답지 않았다.

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숨어우는 바람소리/9월의 노래 /그날/

사랑의 세레나데/초우/황혼의 에레지 등등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번엔 노사연의 만남/님 그림자/ 사랑 등등을 불렀다고 하였다.

시험삼아 가져온 2집을 들어보니 역시 세월은 사람을 농익게 하나보다.

감정이 꽤나 묻어났다.

 

 

한데 마산에 와서 겨우 알았지만 이 수인선생 가곡의 밤이 

벌써 4회째 열린다며 천여사가 초대장을 건넸다.

난 선생이 살아계시는줄도 모르고

고향의 노래/ 내맘의 강물을 너무 좋아한다며 

전날 신나게 한 곡 뽑았는데 18일날 이 수인 가곡의 밤 끝내고

뒷풀이를 이 곳에서 한다며 그때 같이 인사나 하자고 했다.

그래요? 선생이 아직도 살아계세요?

이거 부산사람들에겐 빅 뉴스인데..............

그럼 그날 내가 술한잔 대접하지요.하였는데

이수인 가곡의 밤은 11월 18일 오후 7시 30분에

3.15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다고 했다.

 

 

대충이나마 출연진 면면을 훑어보니 캐리어가 다들 화려했다.

소프라노 이화영/소프라노 김민형/태너 이정원/태너 정능화

창원시 남성합창단/ 노래하는 아이들/피아노 이소영씨 까지........

얼굴이 보였는데

첫무대는 아무래도 남성합창단이 분위기를 잡아야 제격인지

외갓길/고향의 노래로 막을 올렸고

마지막 노래는 태너 이정원씨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에서

공주는 잠 못이루고를 불렀다.

투란도트의 얘기는 나도 조금은 알았다.

 

 

아무튼 그 때 쯤이면 공사도 거의 중간단계를 거쳐

마무리 작업에 들어갈텐데

신경이 꽤나 날카로울게 뻔했다.

하지만 바쁠수록 둘러가라고 했던가............

원하던지 원치 않던지

올만에 선생이 사시는 본고장에서 선생의 노래를 들으며

술잔도 한잔 마주칠수 있다니 이건 내게 큰 행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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