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잦은 이유는
봄비가 왔다.
반갑고 반가울 수가 없었다.
셀리의 싯귀처럼 겨울이 오면 봄이 가까웠다는
신호이듯이
봄비는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겐 더없이 반가운 손님이었다.
올핸 책을 많이 읽기로 작심을 했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책상 앞에 놓아둔 책만도 10여권이 넘었다.
게중에는 영어와 일어 책은 책상 앞에도 있었고
침대 머리 맡에도 있었다.
또 하나 빠지지 않는게 한옥에 관한 책들이었다.
올핸 눈으로 보는 책보다 시공에 관한 책들이 더 많았다.
누구나 다 자기 버릇이 있듯이 나 역시 책읽는 버릇이 있었다.
대개의 경우 대여섯권을 한꺼번에 같이 보았다.
해서, 누군 정신 안싸납나? 했지만 난 그래야 책 읽는 맛이 새록새록했다.
더구나 내가 꼭 익혀야 할 책들은 두번이고 세번이고 읽고 또 읽었다.
봄비가 내리니 조금씩 마음도 바빠졌다.
송충은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 했던가.
해서 나도 노가다와 관련된 새로운 사업 하나를 개설하고자 했다.
이건 나만이 아는 노하우가 상당히 섞여 있었다.
친환경적이며 누구나 골머리를 앓는 집에 대한 그런 괴로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구상한 것인데 이미 십수년 동안 현장에서
실험이 끝난 것이기 때문에 별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하여, 어젠 일부러 건재상과 하청업체를 둘러보고
필요한 자료들을 수집했는데
올핸 나도 아내 몰래 만들어둔 통장에 비자금을 가득 쌓아두고 싶다.
하지만
누군 나를 울리는 봄비............................라고 하던데
괜한 봄비가 왜 그 사람을 울릴까?
울 시간라도 있으면 차라리 기도라도 하지.
해서 난 새벽부터 하나님 아부지 ,,,,,,,,우짜고 저짜고 하고
기도를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