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안 정란 作
가을비가 외로운 것은
가을비가 외로운 것은 아무도 반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추적추적 비는 끊임없이 내렸고
사람들은 때아닌 폭우에 당황해했다.
그나마 비가 새지 않은 집은 다행이었지만
연례행사처럼 비만 오면 양동이를 받쳐야하는 사람들은
이젠 그런 일들이 일상의 삶처럼 익숙하기 조차 했다.
사람사는게 뭔지........................
저마다 고민을 안고 저물어가는 가을밤 비오는 거리를 걷고 있지만
머리는 여전히 복잡했다.
그나마 오늘밤이 따뜻한 것은 마음놓고 쉴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있기 때문인데 이 밤에 잠못 드는 사람들은 또 얼마나될까?
방금 목숨을 거둔 사람을 정중히 떠나 보내야하는 사람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전히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은 얼마며
잠시나마 눈부칠 곳을 찾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사람은 또 얼마며
사랑에 속고 돈에 속고 사람에 속아 차마 울지 못하는 사람은 또 얼마일까?
그래서 가을비는 한이 맺힌 사람처럼 저토록 처절하게 내리는걸까.
아무도 반기지 않은데도 말이다.
설혹 그렇다하더라도 우리는 죽는 날 까지 또 살아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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