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가을 바람소리에

커피앤레인 2012. 10. 24. 15:35

 

 

40511

가을 바람소리에

 

 

 

며칠 전 부터 새벽바람이 차다.

겨울이 가까운가 보다.

 

강나루 목여사가 우선생님도 짧은 시 한 수 적으시죠....하고

뜬금없이 거창한(?) 제안을 했다.

강나루 풍광이 조금은 지루한가보다.

하기사 매일 보는 풍광이 뭐 그리 좋을까?

해서, 시가 적힌 오래된 작은 액자들을 이리저리 옮겨 걸었다.

한데 개중에 마음에 안드는 시가 있었나보다.

그 자리를 매꾸고 싶은가 본데

이 놈이 반시인 비슷해 보이나보지.

그럼 이 기회에 나도 시인으로 등단해(?)

 

원래 강나루는 시인들의 아지트이기 때문에

잘 쓰면 보약이지만 잘 못 쓰면 강나루가 건재하는 한

술안주거리로는 두고두고 일품이었다.

하지만 바보는 용감하다 했던가.

잠시만요.......................

 

5분 후 나는 내 삼실에서 다시 강나루로 돌아왔다.

이게 내 시(詩)요! 하고 내밀었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벽 한 중앙에 내 걸었다.

 

 

염(念)

 

비로소

새벽길을 나섰다.

곧 해가 떠오르리라

갖지 않은 것은 가진 것 만큼이나 부요하다

길은 여전히 새벽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