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소리에
며칠 전 부터 새벽바람이 차다.
겨울이 가까운가 보다.
강나루 목여사가 우선생님도 짧은 시 한 수 적으시죠....하고
뜬금없이 거창한(?) 제안을 했다.
강나루 풍광이 조금은 지루한가보다.
하기사 매일 보는 풍광이 뭐 그리 좋을까?
해서, 시가 적힌 오래된 작은 액자들을 이리저리 옮겨 걸었다.
한데 개중에 마음에 안드는 시가 있었나보다.
그 자리를 매꾸고 싶은가 본데
이 놈이 반시인 비슷해 보이나보지.
그럼 이 기회에 나도 시인으로 등단해(?)
원래 강나루는 시인들의 아지트이기 때문에
잘 쓰면 보약이지만 잘 못 쓰면 강나루가 건재하는 한
술안주거리로는 두고두고 일품이었다.
하지만 바보는 용감하다 했던가.
잠시만요.......................
5분 후 나는 내 삼실에서 다시 강나루로 돌아왔다.
이게 내 시(詩)요! 하고 내밀었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벽 한 중앙에 내 걸었다.
염(念)
비로소
새벽길을 나섰다.
곧 해가 떠오르리라
갖지 않은 것은 가진 것 만큼이나 부요하다
길은 여전히 새벽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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