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가을 풍경을 그리다

커피앤레인 2012. 10. 4. 10:57

 

 

40508

가을 풍경을 그리다

 

 

 

 

경남대학교에서 가포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훨 멀었다.

어느 여인이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해서 무작정 걸었던게

탈이었다.

거의 2시간이나 걸렸다.

하지만 풍광 하나만은 나무랄데가 없었다.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사장교로 지어진 마창 대교를 보는 즐거움도 솔솔했지만

거의 시골길이나 다를바 없는 마산 근교를 혼자 걷는 이 즐거움을

그 누가 알까.

 

아무튼 지난 주에도 함양에 들렸다 시골길을 만끽하다 결국은 길을 잃어 버렸지만 하지만 천사는 어디에나 있는 법이었다.

묘령의 여인이 친철하게도 목적지까지 차를 태워주었는데

만승이 녀석은 그 짧은 시간에도 자기 피알을 했다.

하기사 봐이올린과 첼로 한대라도 더 팔려면 입을 자주 놀려야 뭐가 되어도 되겠지.

 

가포에는 심혜진이 이모가 살았다.

그렇잖아도 며칠 전에 조카가 온다고 술 한잔 안할래요 해서

마산 창동/오동동을 누비고 다녔는데

영화 배우치고 심혜진은 도시환경 디자인에도 꽤나 감각이 샤프했다.

오동동 가로등 높이가 너무 낮다느니

배열과 위치선정이 잘못되었다느니 해사면서

우린 올디스에서 밤이 가는 줄도 모르고 여럿이 어울려

아사히 맥주를 마시며 낯선 도시에서 낭만을 즐겼는데

역시 스타는 스타였다.

이쪽 저쪽 테이블에서 사진을 찍자며 줄을 섰다.

아사히는 아침에 뜨는 해를 상징했는데

아사는 아침이고 히는 해 또는 날(日)이라는 의미였다.

창동 예술촌 촌장님은 잘 계시는지?

 

그새 5년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컴퓨터에 앉았는데

잠시 나도 쉴겸 생각도 정리하고 싶어 블로그를 쉬었더니

여기저기서 전화를 했다.

/뭐하세요?

/뭐하긴. 일하지.

/근데 왜 조용해요?

/조용?

하기사 블로그만 쳐다보는 사람들은 내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좀체로 알 수가 없겠지.

해서 나는 이 가을에 다시 가을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데 그리운 예수 보고 싶은 부처라는 시집을 낸

권시인이 술잔을 들다말고

/그나저나 형! 책은 언제 나오는거여?

/책? 돈이 없다.

/아이고 ! 형은 있는 거라고는 시간하고 돈하고 불알 밖에 없다 늘 말했잖아요?

/그러게....................

설마 올핸 나오겠지.뭐

 

 

그래 또 뛰어보는거다. 일이 밀려 있으니까 설마 출판비야 못벌겠나. 아자아자!

 

 

 

 

'아침에 쓰는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시탈 10주년 기념 작은 음악회  (0) 2012.10.16
이병주문학관과 북천 코스모스 축제  (0) 2012.10.09
안토니오  (0) 2012.07.16
그래도 희망은 있나보다  (0) 2012.07.12
비 오는 날 아침에   (0) 2012.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