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쓰는 일기

비 오는 날 아침에

커피앤레인 2012. 7. 7. 14:12

 

그림/ 유 선경作

 

40505

비 오는 날 아침에

 

 

 

 

 

비가 왔고 거리는 여전히 한산했다.

이른 아침이라 주위는 더욱 조용했다.

비가 오는 날은 그 흔한 공사판의 인부도 보이지 않았다.

어린 소나무 한그루와 몇그루의 귤나무 묘종을 옮겨 심고나니

갑자기 남해 유자밭이 그리웠다.

넘실대는 파도와 노란 유자가 어울려 장관을 이룰 때

난 아직 까가머리 학생에 불과했는데

벌써 세월이 이렇게 가다니........................

 

 

누군가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라 했던가.

 

 

올봄에 낼려고 했던 책을 이런저런 핑계로 차이피일 했더니

벌써 여름 모기가 기승을 부렸다.

해서 반바지 차림으로 자다말고

다시 켬퓨터를 켜고 1페이지부터 다시 차근차근 읽어봤더니

또 다른 오자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보다 책을 낸다는게 그리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래도 올해는 기어이 발간하리라하고.....................

다시 자리에 누우니 간헐적으로 또 장맛비가 뿌려댔다.

 

 

낮이건 밤이건 비가 오면 난 왠지 기분이 편안했다.

해서 비 오는 날은 일부러라도 우산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거나

아니면 갓뽁은 커피숍에 앉아 비를 감상했다.

 

 

 

하긴 울할머니가 타고난 팔자는 어쩔수 없다 하더니만

진짜 타고난 팔자는 어쩌지 못하나보다.

늦가을 저녁무렵에 났으니

개팔자 치고는 최고라 하던데

그래서 그런걸까?

먹을 복 입을 복에 여복까지 궁한데가 없는데

요넘의 오까네는 맨날 어디서 지혼자 노는지

하염없이 쏱아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혼자 궁시렁궁시렁 하다 또 잠이 들었다.

(돈 많은 넘은 좋겠다해사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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